종료 휘슬과 함께 쓰러진 성남, 기뻐할 힘도 없었다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종국 기자] "간절함의 승리였다."

최하위 성남이 서울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6경기 연속 무승에서 탈출했다.

성남은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성남은 이날 승리로 지난달 3일 열린 수원FC전 승리 이후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성남은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전반 22분 구본철이 골문앞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이후 전반 25분 권완규가 거친 태클과 함께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전반전 중반부터 10명이 싸운 성남은 서울의 파상공세에 고전했다.

서울은 성남을 상대로 볼 점유율에서 75대 25로 앞서며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슈팅도 16차례나 기록하며 성남 골문을 쉼없이 두드렸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 성남은 후반전에는 극단적인 수비로 서울에 맞섰다. 스리백 뿐만 아니라 양쪽 윙백까지 수비에 가담해 파이브백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공격수 이종호를 포함해 나머지 4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최종 수비라인 앞에 위치하며 밀집 수비를 펼쳤다.

경기 종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서울의 일방적인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성남은 결국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성남 선수들은 모두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쓰러진 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체력을 모두 소진한 성남 선수단은 7경기 만의 승리를 자축할 힘도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일부 선수들은 근육 경련을 호소했고 동료와 구단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모습도 보였다.

성남의 김남일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마지막까지 피말리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오늘 승리는 간절함의 승리다.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성남을 위해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이었다. 선수들과 팬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도 오늘처럼 해준다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킨 구본철은 "전반전에 퇴장 변수가 발생했었다. 이전 경기를 보면 후반전 마지막에 골을 허용한 경기가 있었다. 하프타임에 후회 없이 45분을 뛰고 나오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한발 더 뛰자는 이야기를 했다. (권)완규형이 퇴장 당하고 싶어 퇴장 당한 것이 아니었다. 완규형과 감독님을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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