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점대 임박, 역대급 외인투수인데…이런 1승 투수 또 없습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투구 내용은 정말 '역대급'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데 지독하게도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삼성 외국인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3)가 또 1승을 손에 쥐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으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최고 153km까지 나온 빠른 공을 앞세워 115개의 공을 던져 KT 타선을 무력화했다.

그러나 수아레즈는 이번에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삼성 타자들도 KT 선발투수 배제성의 6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가로 막혀 6회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한 것이다.

결국 삼성은 2-5로 패했고 삼성 투수들은 볼넷 11개를 남발하며 경기 내용에서도 지고 말았다. 사실 수아레즈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수아레즈는 6이닝 동안 볼넷 2개만 허용했다. 따라서 나머지 삼성 투수들이 7~9회에 볼넷 9개를 남발했다는 것이다. 타선도 배제성이 물러나고 난 뒤에야 겨우 2점을 뽑았으니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없다.

수아레즈는 올해 9경기에 등판해 53⅓이닝을 던져 안타 42개, 볼넷 13개를 허용하는 한편 홈런은 2개 밖에 맞지 않았고 탈삼진은 52개를 수확하면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03. 이제 1점대 평균자책점 진입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그런데 이런 투수가 고작 1승 3패 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벌써 한 달 넘게 승리 소식이 없다. 지난달 21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수아레즈는 이후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를 하고 모두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를 기록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1패가 전부였다. 특히 5월에만 4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이 1.07로 특급 수준인데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상하게 삼성 타자들은 수아레즈만 나오면 '묵언수행'에 들어간다. 현재 리그에는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가 있는데 수아레즈는 경기당 득점지원이 2.00점에 불과해 득점지원 순위에서 공동 19위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당 득점지원이 1.78점에 불과한 NC 외국인투수 드류 루친스키도 3승은 챙겼는데 유독 수아레즈는 승운이 야박하다. 현재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1승 밖에 거두지 못한 투수는 수아레즈 외에 KIA 좌완투수 이의리 뿐이다. 이의리는 평균자책점 2.93으로 3점대에 가까워 수아레즈와 격차가 있다.

정말 이런 1승 투수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번달 초에 "수아레즈는 스태미너가 좋은 선수라 향후에 더 기대되는 선수다. 뷰캐넌과 함께 선발진을 잘 이끌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삼성 구단에서도 수아레즈의 꾸준한 호투에 고무된 분위기. 다만 수아레즈의 지독한 불운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제는 삼성 타자들이 수아레즈의 1승을 위해서라도 의기투합을 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삼성 외국인투수 알버트 수아레즈.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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