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탕웨이, 韓집 초대해놓고 아는 체도 안 하고 밭일을…" 大반전 첫 만남 회상 [MD인터뷰 종합] (여기는 칸)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김나라 기자] 배우 박해일이 '헤어질 결심'에서 호흡을 맞춘 중화권 톱스타 탕웨이와의 인상 깊었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박해일은 24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헤어질 결심'의 주역으로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박해일은 상대역 탕웨이에 대해 "우선 '색, 계'와 '만추'를 봤었다. 단단한 배우일 거라 생각했다"라며 "캐스팅이 되고 그녀를 상대 배우로서 만나야 하는데, 따로 탕웨이를 만날 때가 있으니 박찬욱 감독님과 보러 가자고 하더라. 탕웨이 우리를 집으로 초대했다는 거다. 전원 풍경의 공간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봤던 탕웨이는 밀짚모자와 체육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관되게 입었던 느낌의 룩으로 텃밭을 가꾸고 있었다. 작물들이 자라나고 있었고 삽과 곡괭이가 널브러져 있었고, 거기에 탕웨이는 물을 주고 있더라"라고 회상했다.

이어 "사람이 왔는데 아는 체도 안 하고 그걸 다 정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는 '허허허' 하고 지켜봤다. 그게 탕웨이의 첫인상이었다. 이 모습이 송서래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저게 송서래라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다. 제가 기억하던 탕웨이의 모습은 현대적이고, 화장품 광고 속 세련된 모습이었는데 A-Z를 다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송서래로 캐스팅이 됐겠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해일은 "그렇게 탕웨이를 만났는데, 차를 딱 내오고 자기가 수확한 걸로 비빔국수도 대접해 주더라. 낯설기도 하면서도 흥미로운, 호기심 있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탕웨이는 만나면 만날수록 감독님도 예상했던 것보다 '와우(WOW)'인 듯했고, 가지고 있는 게 많아 보였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그게 첫인상이었고, 이후 리딩 때 탕웨이가 대본을 세 권을 들고 왔다. 중국어, 한국어, 영어 버전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세 대본을 갖고 준비를 해왔던 거다"라며 "저는 언어감각이 제로인데 탕웨이는 습득력이 엄청나더라. 중국어도 북경 말에서 홍콩 말까지 다하고. 입 벌리고 보기만 했다. 정말 탕웨이는 겪어보지 못했던 상대 배우였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 박해일은 "현장에서 집중하는 모습도 정말 멋있었다. 탕웨이가 대학교 때 연극 연출을 전공했다더라. 박찬욱 감독님과 대화할 때, 연출가와 연출가로 대하는 느낌이었다. 쏟아내는 모습을 보고 독특한 스타일의 배우다 싶었다. 그런 부분도 흥미로웠고 좋았다. 정말 좋았다"라고 탕웨이의 매력을 높이 샀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6월 29일 국내 개봉 예정.

[사진 = CJ ENM]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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