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평가 함부로 하지마라…KIA는 리그 최상급 1번타자를 얻었다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지금처럼 하면 1번타자죠"

현재 KIA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이 가장 높은 타자는? 나성범(.314)도, 김선빈(.313), 소크라테스 브리토(.310)도 아니다. 바로 KIA의 새로운 1번타자로 급부상한 류지혁이다. 류지혁은 타율 .323로 현재 타격 부문 7위에 랭크돼 있다. 출루율도 .404로 4할대를 기록하고 있어 1번타자로는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득점권 찬스가 오면 타율 .419로 강한 모습을 보이니 요즘 KIA 팬들이 그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류지혁은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2루타 2방으로 4타점을 쓸어 담으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6월이었다. KIA는 우완투수 홍건희를 두산에 건네고 류지혁을 받아들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때만 해도 KIA 팬들의 환호가 엄청났다. 당시 류지혁은 여러 구단이 탐내는 자원이었다. 똘똘한 타격 솜씨에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 게다가 군필이었다.

그러나 여러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지난 해 타율 .278 2홈런 34타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 시작부터 주전을 맡기기엔 검증된 선수라 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개막전 1번타자로 출발한 '슈퍼루키' 김도영이 아직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는 단계에 있어 자연스럽게 류지혁에게 주전 3루수라는 기회가 주어졌고 류지혁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금 팀에서 공을 제일 잘 보는 타자다. 이대로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 좋겠다"는 김종국 KIA 감독은 류지혁을 계속 1번타자로 기용할 것이냐는 말에 "지금처럼 하면 1번타자죠"라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종국 감독이 말하는 류지혁의 장점은 "투수를 피곤하게 한다"는 것. 또한 1번타자로서 손색이 없는 것은 바로 출루 능력이다. 김종국 감독도 "1번타자는 일단 출루를 잘 해야 한다. 물론 옛날에는 발이 빠른 선수가 1번타자를 많이 맡았지만 그렇다고 출루를 잘 하지 못하는 선수를 1번타자로 쓸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KIA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종범이라는 걸출한 1번타자가 있었다. KBO 리그 역대 최다인 84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번개 같은 스피드를 자랑한 선수. 그러나 이종범이 만약 1루를 밟을 능력이 없었다면 그 많은 도루를 성공할 수 있었을까.

류지혁은 지금 허벅지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팀의 1번타자로서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해내고 있다. "부상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관리만 잘 하면 잘 뛸 수 있다"는 그는 "야구장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1번 타순은 마음에 든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갈 수 있다"라고 1번타자의 매력에 푹 빠진 류지혁. 그의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개인 목표도 마찬가지다. "목표는 가을야구와 우승이다. 팀이 잘 나가야 개인에게도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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