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도 태양이 떴다…어린왕자의 '즐거운 고민' 유발자, 선발 ERA 2.31을 어찌하리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광주에도 태양이 떴다.

SSG 이태양은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홀드 1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2.17로 내렸다.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우선 SSG 이적 후 최다이닝 타이(21년 9월 24일 인천 롯데전 이후 245일만에 7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정확히 이닝 당 15개의 투구, 이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패스트볼 최고 145km에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조합이 좋았다.

주무기 포크볼로 KIA 타자들을 완벽히 낚았다. KIA 타자들은 삼성과의 주중 홈 3연전서 대폭발하며 주말 홈 3연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상황. 그러나 이태양은 포크볼로 범타를 유도하며 집중타를 피해갔다.

이태양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 완전히 눈을 떴다. 작년 선발 줄부상 때 임시로 기회를 얻어 가능성을 봤지만,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도 일관성을 유지한다. 경기를 준비하는 요령이 생겼고, 경기운영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다. 선발투수로만 6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31.

한 마디로 어린왕자의 즐거운 고민 유발자다. 6월이 다가온다. SSG는 120억원 '재활 형제' 박종훈과 문승원이 6월 중으로 복귀한다. 투구수 관리 차원에서라도 선발투수로 기용해야 한다. 결국 기존 자원 1~2명이 빠져야 하는 상황.

오원석과 이태양은 유력 후보다. 윌머 폰트와 이반 노바, 에이스 김광현을 불펜으로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태양이 이 정도로 안정감을 보여주면 김원형 감독의 고민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이태양을 불펜으로 돌리긴 너무 아깝다.

경기 후 이태양은 "최근 상승세에 있어 최대한 제구에 신경을 쓰며 투구를 했고, 민식이 형의 리드를 믿고 따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또한 수비에서 야수들의 도움이 있어 7회까지 투구할 수 있었다. (김)민식이 형이 기아 타자들을 잘 알고 있어서 전적으로 포수의 리드를 따랐다. 또한 상승세를 감안해 상대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올것 같아 제구를 낮게 던진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8회 등판에 대한 욕심은 없었고 투구 수가 비록 적었지만 내 모든 에너지을 썼다는게 느껴졌다. 감독님도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했다.

딸의 백일에 거둔 승리다. 이태양은 "올해 태어난 딸인 지안이가 100일이 되는 날이다. 경기 때문에 내가 없지만 와이프가 따로 집에 100일상을 차렸다. 경기 시작 전에 와이프에게 지안이를 위해 꼭 승리를 하겠다고 말했는 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지안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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