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정말 '미친' 타격감이다. '복덩이'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가 5점차 경기를 뒤집고 화끈한 역전승을 거두는 선봉장에 섰다.
소크라테스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3-10 완승을 견인했다.
분명 시즌 초반에는 외국인 타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그럴 만도 했다. 2021시즌이 끝난 뒤 KIA는 전력 보강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시즌 초반 이렇다 할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KIA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소크라테스를 향한 '교체'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소크라테스는 시범경기 12경기에서 1홈런 4타점 타율 0.250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으나, 4월 한 달간 1홈런 9타점 타율 0.227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팬심은 요동쳤다. 거액의 투자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소크라테스는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더니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선보였다. 해당 기간 동안 소크라테스는 무려 21개의 안타를 뽑아냈고, 타율은 0.512를 마크했다. 2할 중반에 머무르던 시즌 타율도 3할 초반까지 급상승했다. 이후에도 소크라테스의 물오른 타격감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31일 경기 전까지 5월에만 무려 42안타(4홈런)를 뽑아냈다.
뜨거운 타격감은 5월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을 기록한 소크라테스는 4회 2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첫 안타를 생산해 내며 '예열'을 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소크라테스는 3-5로 뒤진 3회초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은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김강률을 마무리 투수가 아닌 가장 위험한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 맞대결에서 승자는 소크라테스였다.
소크라테스는 볼카운트 1B-2S에서 김강률의 4구째 136km 몸쪽 슬라이더를 거침없이 잡아당겼다. 타구는 소크라테스의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을 넘어가는 것이 확실했다. 소크라테스의 타구는 잠실구장 우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KIA는 5회초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며 0-5로 뒤지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팀의 역전은 물론 뜻깊은 홈런이었다. 소크라테스는 5회 홈런으로 5월 44번째 안타를 기록하며 강석천(한화, 1997년 6월)과 이병규(LG, 1999년 5~6월), 홍성흔(롯데, 2009년 8월)과 함께 KBO리그 역대 월간 최다 안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크라테스의 역전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KIA는 6회초 2점을 추가로 뽑아내며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주중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신기록 경신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소크라테스는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출루했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5월을 44안타로 마무리했다.
새 역사를 쓰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시즌 초반 '방출' 이야기까지 나왔던 소크라테스는 대체가 불가능한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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