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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이닝 던지고 싶습니다"
KT 위즈 고영표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5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흠잡을 곳이 없는 투구였다. 고영표는 최고 141km의 투심 패스트볼(34구)과 체인지업(53구)을 주무기로 사용, 커브(13구)를 곁들이며 롯데 타선을 철벽 봉쇄했다. 고영표는 지난해 9월 12일 수원 SSG 랜더스전 이후 272일 만에 커리어 네 번째 완봉승을 수확했다.
이날 완봉승은 '무사사구'였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이는 지난 5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의 타일러 애플러 이후 시즌 두 번째로 KBO리그 역대 138번째를 마크했다. 또한 고영표는 2017년부터 4시즌 연속 완봉승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위기가 전혀 없었던 투구는 아니었다. 고영표는 9회까지 경기를 치르는 동안 4이닝에서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주자를 내보낸 뒤에는 병살타로 롯데 타선을 묶거나,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활용하며 삼진 또는 땅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6이닝을 단 69구로 막아낸 뒤부터 완봉승을 노렸던 고영표다. 그는 "오늘 느낌도 괜찮았고, 중간중간 밸런스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야수들도 수비에서 도움을 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7회에 들어가면서 완봉 생각이 들었다. 불펜 투수들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승리보다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고영표는 110구를 던지더라도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는 "이번주 화요일(7일)부터 불펜 투수들이 많이 바빴다. 지금 잘 막아주고 있지만, 피로도가 많이 쌓여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오늘 더 많은 이닝을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도, 2실점으로 묶어도 유독 승리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고영표는 "개인적인 성적에서는 아쉽지만, 클래식 스탯일 뿐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조금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선발 투수들이 작년에 비해 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고영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 그는 "이닝은 늘어났지만, 투구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데스파이네 덕분에 하루씩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 안배가 된다. 감독님께는 감사하지만, 더 많은 경기에서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령탑은 경기 후 "선발 고영표가 무사사구 완봉을 하며 말이 필요 없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투수진이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해 줘서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며 토종 에이스의 활약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냈다.
[KT 위즈 고영표.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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