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장발 클로저' 김원중이 정말 오랜만에 세이브를 맛봤다. 만약 다시 마무리 자리를 쟁취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 시즌 출발이 썩 매끄럽지 못했다. 김원중은 스프링캠프가 막 시작됐을 때 늑골 부상을 당했다. 때문에 정상적인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동의대학교와 연습 경기에서 왼쪽 허벅지 내전근이 손상됐다. 그야말로 각종 악재가 겹쳤다.
김원중은 5월이 시작됨과 동시에 1군에 합류했다. 몸 상태에 이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원중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불안한 투구를 펼치는 날이 많았고, 5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을 겪은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재조정의 시간을 가졌던 김원중은 복귀 후에도 여전히 기복이 있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예전의 좋았을 때 모습이 나왔다. 김원중은 2이닝 동안 2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으나, 3개의 탈삼진을 기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세는 이어졌다. 김원중은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1로 앞선 8회초 4점차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중은 2사 2, 3루의 위기를 극복, 9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 막는 저력을 선보였다. 4개의 아웃카운트는 모두 삼진으로 마크했다.
4아웃 세이브를 수확한 김원중은 지난해 10월 30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세이브를 손에 넣은 뒤 무려 237일 만에 감격적인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동안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구속이 나오지 않는 것도, 기술적인 문제도 아니었다. 심리적인 요소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원중은 주중 광주 원정 경기 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재충전을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좋은 투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원중은 "지난주 생일(6월 14일) 때 형들과 맛있는 밥도 먹고, 광주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충전이 됐다"며 "몸 상태나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정신을 회복하는데 집중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를 밟은 뒤 부상 등으로 빠진 경험이 없었던 만큼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는 "최근 5~6년간 아파서 쉰 적이 없었다.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해온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성숙하게 몸 관리를 해야 한다고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5월 김원중이 1군으로 복귀한 뒤 롯데의 마무리 자리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김원중은 "제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열심히 해서 잘 지키는 선수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마무리가 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편한 느낌이 있다"며 클로저 자리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일단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 김원중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항상 이닝, 경기를 무조건 끝내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며 "일단은 감독님과 코치님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선수의 임무다. 일단은 열심히 잘 준비해 보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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