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수비 시프트…'진갑용 아들' 진승현의 당돌했던 1군 첫 등판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의 아들 진승현이 혹독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힘겨웠던 첫 등판이지만 만루 위기에서 당찬 모습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진승현은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1⅔이닝 동안 투구수 45구,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진승현은 이날 경기에 앞서 데뷔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래리 서튼 감독은 '롱 릴리프' 서준원이 1군에서 등판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게 되자,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택했다.

진승현은 진갑용 KIA 수석코치의 아들로 경북고 시절부터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진승현은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3.52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1군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진승현은 "(1군의 부름을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어제 저녁에 1군 콜업을 들었는데,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아버지께서 '축하한다. 인사 잘 하고,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며 부푼 감정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진승현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많이 긴장할 것 같은데, 스트라이크를 넣으면 긴장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래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는데, 요즘 커브가 좋다. 그리고 상대 타자들과 빠르게 승부하는 타입"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진승현의 프로 첫 등판은 다소 힘겨운 상황에서 시작됐다. 진승현은 팀이 1-6으로 뒤진 4회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긴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진승현은 씩씩했다. 진승현은 첫 타자 김수환과 5구 승부 끝에 147km 직구를 위닝샷으로 사용해 삼진을 솎아내며 첫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진승현은 계속되는 2사 만루에서 이지영에게 유격수 방면에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하지만 박승욱의 실책이 발생하면서 승계주자 1명의 득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진승현은 흔들리지 않았고, 후속타자 전병우를 130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안타를 내주는 과정에서 모두 수비 시프트가 걸렸고, 진승현을 외면했던 것이 아쉬웠다.

5회 투구 내용은 조금 아쉬웠다. 진승현은 선두타자 박준태를 2루수 직선으로 잡아낸 후 후속타자 김준완에게 볼넷을 헌납했다. 이후 김휘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이정후-송성문-김혜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상대로 3연속 안타를 맞아 2실점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과 2군에서 상대하는 선수들과는 급이 다른 중심 타선을 봉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2사 1, 3루에서 김수환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1군 데뷔전을 마쳤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실점도 있었지만, 만루 위기에서 배짱있는 투구는 분명 한 장점도 보였다. 앞으로 진승현이 어떠한 선수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롯데 자이언츠 진승현.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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