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지독한 불운남…그가 뜨면 '팀 타율 1위' 타선은 침묵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이거즈 마운드에 불운남이 있다.

주인공은 우완 사이드암 선발투수 임기영이다. 임기영은 26일 잠실 두산전서 5⅔이닝 1피안타 6탈삼진 5볼넷 2실점했다. 잘 던졌지만, KIA 타선은 임기영이 마운드에 있을 때 단 1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임기영은 시즌 5패(2승)를 당했다.

임기영은 올 시즌 11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00이다. 엄청나게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다. 퀄리티스타트도 5회에 불과하다. 그런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5경기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오히려 5월27일 광주 SSG전(7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서 패전투수가 됐다. 나머지 4경기서 모두 노 디시전.

나머지 6경기 중 5이닝도 채우지 못한 두 경기서는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이 경기들은 임기영도 할 말이 없다. 5월15일 잠실 LG전서 4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볼넷 3실점, 5월21일 광주 NC전서 3⅓이닝 9피안타 1탈삼진 5실점했다.

그런데 최근 4경기 중 이날 포함 3경기서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했다. 압도적이지 않았으나 준수한 투구였다. 5⅔이닝 무실점한 9일 광주 LG전, 5⅓이닝 3실점한 21일 광주 롯데전서는 승리투수가 됐다.

이게 올 시즌 ‘유이’한 승리다. 그러나 6이닝 4실점한 15일 창원 NC전, 그리고 이날 경기서는 패전을 안았다. 임기영이 등판할 때 유독 KIA 타선이 침묵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날 KIA 타자들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두산 최원준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임기영 등판일지/결과/타자들 득점지원/팀 승패

4월28일 KT전 6이닝 3실점/노 디시전/3득점/3-5 패배

5월4일 키움전 6이닝 3실점/노 디시전/2득점/3-4 패배

5월10일 KT전 7이닝 무실점/노 디시전/무득점/1-0 승리

5월15일 LG전 4이닝 3실점/패전투수/1득점/3-6 패배

5월21일 NC전 3⅓이닝 5실점/패전투수/무득점/4-7 패배

5월27일 KIA전 7이닝 2실점/패전투수/무득점/1-8 패배

6월2일 두산전 7이닝 3실점/노 디시전/2득점/4-3 승리

6월9일 LG전 5⅔이닝 무실점/승리투수/4득점/5-1 승리

6월15일 NC전 6이닝 4실점/패전투수/2득점/2-7 패배

6월21일 롯데전 5⅓이닝 3실점/승리투수/6득점/6-5 승리

6월26일 두산전 5⅔이닝 2실점 패전투수/무득점/4-8 패배

올 시즌 임기영이 마운드에 있을 때 KIA 타선이 3득점 이상 올린 경기가 3경기에 불과했다. 4점과 6점을 지원받은 2경기서 이겼지만, 그 2승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임기영은 6월 5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64로 준수하다.

임기영은 시즌 초반 부상을 딛고 뒤늦게 출발했지만 순항하고 있다. 이닝을 좀 더 먹고, 평균자책점을 좀 더 낮추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3~4선발로는 충분히 괜찮은 활약이다. 올 시즌 팀 타율 1위(0.269)를 달리는 KIA 타선이 유독 임기영이 나올 때 침묵하는 게 눈에 띈다.

물론 철저히 우연이다. 다만, 선발투수 입장에선 자신이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해도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고 승리투수가 되면 사기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투수의 ‘승리’ 가치가 퇴색했다고 해도, 투수에게 승리투수는 여전히 달콤한 훈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임기영은 유독 운이 안 따른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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