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km에 넉다운’ ML 4277억원 슈퍼스타의 좌절 ”차라리 얼굴을 때렸다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차라리 얼굴을 때렸다면…”

‘4277억원(13년 3억3000만달러)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30,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쓰러졌다. 그리고 분노했고 절규했으며 좌절했다. 하퍼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0-0이던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하퍼가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2B2S서 스넬의 97.2마일(156km) 패스트볼이 하퍼의 몸쪽으로 날아들었다. 왼쪽 엄지를 강타했다. 하퍼는 그대로 쓰러졌다. 한참 괴로워한 뒤 일어나 스넬을 향해 분노했다.

하퍼가 예민한 이유가 있었다. MLB.com에 따르면 하퍼는 이미 4월 중순부터 팔꿈치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그럼에도 64경기서 타율 0.318 15홈런 48타점 49득점 OPS 0.984로 맹활약 중이었다.

잘 하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염려가 되지 않을 리 없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하퍼는 “차라리 내 얼굴을 때렸다면 좋았을 것이다. 나는 얼굴 뼈가 부러진 적이 없다. 얼굴에 98개의 공도 맞을 수 있지만 손에 97개의 공을 맞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하퍼는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구단이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걸 안다. 매일 뛰는 걸 좋아하니 실망스럽지만, 지금은 형편 없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라고 했다.

하퍼는 스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몇 년전부터 연락하며 지낸 사이다. 스넬은 “그는 끔찍했을 것이다. 열정을 갖고 경기하는데,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감정적인 것이었다”라고 했다.

MLB.com은 하퍼의 결장기간을 정확히 예측하지 않았다. 과거 비슷한 부상을 사례로 들며 4~6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을 뿐이다. 어쨌든 필라델피아는 하루아침에 특급스타를 잃었으니 막심한 손해다. MLB.com은 “내셔널리그 MVP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라고 했다.

[하퍼.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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