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우타석에서 홈런 뻥뻥'...잠실구장 20홈런, 좌타 유격수의 놀라운 능력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거포 유격수'로 거듭난 LG 트윈스 오지환이 오른쪽 타석에서 홈런포를 만들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오지환이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했다. 그런데 좌타석이 아닌 우타석에 들어섰다. 왜 그랬을까?

최근 오지환은 피로 누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졌고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수비 범위가 넓은 유격수 포지션으로 체력 부담이 크고 10개 구단 유격수 중에서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고 있었기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체력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타격 훈련 때 오른쪽 타석에서 타격하는 장면을 가끔 보여준다. 사실 그는 고교 때까지 우타자였다. 그러나 프로에 진출하며 좌타자로 전향한 케이스다. 그래서 수비는 오른손으로 하는 우투좌타다. 좌타자가 우타석에서 타격하는 것은 배팅 밸런스를 위한 훈련이다. 한쪽으로만 하면 무리가 오기 때문에 가끔 반대쪽으로 치면 허리 운동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오지환이 이날 우타석에 들어선 건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다. 그런데 우타석에서 치는 타구가 외야로 쭉쭉 뻗어나가고 타구 질이 좋았다. 마음먹고 힘차게 당겨 치자 잠실야구장 좌측 상단을 맞추는 큼직한 홈런타구도 만들어냈다.

우타자 오지환의 타격을 지켜본 코치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탄성을 질렀다.

그만큼 올 시즌 오지환의 홈런 페이스는 좋다. 벌써 홈런 11개를 쳤고 도루도 10개를 기록하면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기세다. "가장 넓은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20홈런을 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던 오지환의 바램은 꿈이 아닌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됐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다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가능하다.

오지환은 지난 2016년 20홈런을 기록했지만 당시 골든글러브는 두산 김재호가 차지했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오지환도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다.

한편 오지환은 LG의 대체불가 자원으로 공격과 수비에 걸쳐 LG 전력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주장으로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그라운드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습타격에서 우타자로도 홈런을 기록한 오지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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