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했던 '에이스'가 몰락할지 누가 알았을까. 결과적으로 190만 달러(약 24억원)은 내다 버린 돈이 됐다. 그렇다면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영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두산은 지난 시즌에 앞서 아리엘 미란다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55만,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미란다의 첫 시즌 임팩트는 무시무시했다. 미란다는 지난해 28경기(1완봉)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두산이 가을 무대를 밟는데 큰 힘을 보탰다.
세부 지표는 '압권'이다. 미란다는 무려 22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불멸의 기록'으로 불리던 故 최동원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21회로 공동 1위,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12회로 1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6.67로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정규시즌 막바지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에 큰 힘을 보태지 못했으나, 역대급 활약을 펼친 미란다의 몸값은 말 그대로 수직 상승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80만 달러(약 10억원)의 가치는 19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너무 큰 기대를 한 탓도 아니다. 미란다는 지금까지 전혀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 기간 중 1차적으로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그리고 1군 무대로 돌아왔으나,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시 재활에 돌입한 미란다는 무려 2개월 만에 1군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미란다는 지난 6월 2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⅔이닝 동안 7사사구(6볼넷+1사구) 4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1일 한화 이글스와 2군 맞대결에서 1이닝 동안 4피안타 5볼넷 6실점(6자책)으로 바닥을 찍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처참하기 짝이 없다. 미란다는 KBO리그에 입성했을 당시에도 제구력이 좋은 투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포크볼을 앞세워 꾸역꾸역 타자들을 잡아내는 능력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고, 130km대에 머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보니 볼넷만 남발하는 상황이다.
이미 미란다는 김태형 감독의 시즌 구상에서 지워진 상황이나 다름이 없다. 미란다가 1일 2군 등판을 마친 뒤에는 등의 담 증세까지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와는 극과극의 모습이다. 올해만 놓고 본다면 '먹튀'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일단 영입 후보군을 모두 꾸려놨다. 하지만 매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는 두산만의 고충이 아니다. 현재 외국인 선수 매물이 좋지 않기 때문에 교체를 원하는 구단들이 애를 먹고 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데려올 수 있는 선수는 있지만, 기량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며 "그래도 괜찮은 선수가 곧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2군 등판으로 미란다와 두산의 동행은 사실상 종료가 됐다. 이제는 새로운 선수 영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 두산이 중위권 도약과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어떠한 선수를 데려올지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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