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담택→사직택→졸렬택→눈물택→팬덕택' 별명으로 진행된 은퇴식 현장 [한혁승의 포톡]

[마이데일리 = 한혁승 기자]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 경기가 매진됐다. 입석이 사라진 잠실구장의 2만 3천 750석이 팬들로 가득 찼다. 'LG의 심장'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 결번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전 은퇴식이 진행됐고 시구까지 선보인 박용택은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어 류지현 감독의 교체 지시와 함께 김현수와 교체되며 팬들의 함성을 받았다.

박용택의 별명이 적힌 유니폼 입고 출전한 LG 선수들은 4-1 승리로 은퇴 선물을 했다. '울보택' 별명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뛴 채은성이 7회 역전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나고 박용택의 33번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LG의 이전 영구결번인 41번 김용수와 9번 이병규가 참석해 세 번째 영구결번 주인공 박용택을 축하해 줬다.

첫 번째 '만담택'

박용택은 자신이 생방송 진행 해설 위원이라면서 대본은 없다며 마이크를 들고 영구결번에 대한 소감을 이어갔다. 박용택은 현역 시절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나운서들을 말로 압도하는 모습으로 '입담택', '만담택'이란 별명이 붙었다.

두 번째 '사직택'

박용택이 롯데 팬분들이 아직 경기장에 남아 있냐고 물어봤고 대답을 들은 박용택은 '사직택'이 은퇴를 해서 롯데 팬들이 가장 좋아했을 거라며 농담을 건넸다. 박용택은 2002년 프로 데뷔 후 롯데 홈구장인 사직에서 통산 126경기 타율 0.322(478타수 154안타) 18홈런 83타점을 기록했다. 유독 사직구장에서 강해 '사직택'이란 별명이 붙었다.

세 번째 '졸렬택'

박용택은 “후배들 중 아무도 ‘졸렬택’을 택하지 않아 가장 실망스럽다. 처음에 (정)우영이가 한다고 들었는데 팬들한테 안 좋은 소리 많이 듣고 힘들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결국 '흐뭇택' 별명을 달았다.

2009년 타격왕 타이틀을 경쟁하던 박용택과 홍성흔은 LG-롯데 경기에서 박용택은 우위를 지키기 위해 벤치를 지켰고 LG 투수들은 출전한 홍성흔에게 대결을 피하고 볼넷 만을 내줬다. 결국 그 해 타격왕이 된 박용택은 '졸렬택'이란 별명을 얻게 됐다.

네 번째 '눈물택'

소감을 마무리하려던 박용택은 갑자기 "하마터면 집에서 은퇴할 뻔했다"라며 "힘든 시간 저와는 다르게 정말 묵묵히 어떤 티도 내지 않고 옆에서 언제나 잘 될 거라 내조해 준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아내에게 감사를 전하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다섯 번째 '팬덕택'

고별사에서 아내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펑펑 흘리며 박용택이 말을 잇지 못하자 갑자기 경기장에 '무적 LG 박용택' 응원가가 나오고 팬들이 함께 따라 불렀다. 이에 박용택은 다시 미소를 찾고 말을 이어갔다.

19년을 LG로 뛴 박용택은 "우승 반지 없이 은퇴하는데 우승 반지 대신 여러분의 사랑을 여기에 끼고 은퇴합니다"라며 자신의 심장을 손으로 쳤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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