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0억원 전직 사이영의 폭주…3122억원 쓴 토론토 땅 치고 후회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토론토가 땅 치고 후회하나.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원투펀치를 새롭게 구축했다. 2021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호세 베리오스에게 7년 1억3100만달러 연장계약을 안겼다. FA 케빈 가우스먼을 5년 1억1000만달러에 모셔왔다.

원투펀치에 쏟아부은 금액만 무려 2억4100만달러(3122억1550만원)다. 4년 8000만달러의 3선발 류현진까지 3억2100만달러(4158억5550만원)짜리 원투스리펀치를 구축했다. 그러나 시즌의 절반이 흐른 시점에서 결과는 참혹하다.

베리오스는 16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5.72, 가우스먼은 16경기서 6승6패 평균자책점 2.86. 류현진은 6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5.67. 베리오스는 명백한 부진이다. 가우스먼은 나쁘지 않지만 기복은 있다. 더구나 3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전서 발 부상으로 2이닝 소화에 그쳤다. 류현진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아웃.

뉴욕 양키스가 ‘크레이지 모드’다. 토론토도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 2위로 나쁘지 않은 행보다. 다만, 토론토가 양키스의 ‘알동’ 선두독주를 제어하지 못하는 건 1~3선발이 기대 이하 모습을 보여준 탓도 있다. 알렉 마노아가 사이영상급 시즌을 보내며 실질적 에이스 노릇을 하지만,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외부 선발투수 영입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서 토론토를 더욱 씁쓸하게 하는 존재가 있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시애틀 매리너스)다. 레이는 2021년 32경기서 13승7패 평균자책점 2.84, 193⅓이닝 동안 248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레이는 2021-2022 FA 시장에 나갔다. 토론토의 퀄리파잉오퍼(2021시즌 기준 1840만달러)를 당연히(?) 거절했다. 토론토도 최소한 신인지명권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혔다. 결국 레이는 시애틀과 5년 1억1500만달러(1489억825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가우스먼보다 500만달러를 더 받는다.

그런데 레이는 201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뒤 커리어 내내 사이영급 성적을 찍었던 건 아니다.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다. 사실 5월까지는 시애틀에 실망을 안겼다. 4월 5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15, 5월 5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34.

그러나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6월부터 작년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6월 6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19로 맹활약했다. 7월 첫 등판이던 지난 4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서는 6⅔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포효했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탈삼진은 무려 40개.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이 기간 2승에 그친 게 옥에 티였다.

시애틀은 39승42패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레이스 6위다. 3위 탬파베이와 5경기 격차.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할 시기는 아니다. 레이가 힘을 내면서 시애틀은 최근 10경기서 7승3패의 상승세를 탔다. 토론토로선 와일드카드레이스의 잠재적인 경쟁자. 어차피 류현진은 없으니 베리오스와 가우스먼이 좀 더 힘을 내야 시애틀의 추격을 막을 수 있다.

[로비 레이.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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