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진 먹고 자신감이 없었는데…”
KIA 왼손거포 유망주 김석환은 김도영보다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유형의 선수다. 김도영은 타격이 부진해도 수비와 주루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김석환은 한 방으로 말해야 한다. 실제 4월 한달간 주전 좌익수로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임팩트가 떨어지자 5월 시작과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1군 복귀와 2군행을 한 차례 반복했다. 최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부진한 최형우가 벤치에 대기하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석환에게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 여전히 주전 좌익수는 이창진이다. 그러나 오른손 선발투수가 나오면 전략적으로 김석환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9~10일 광주 한화전은 김석환에겐 터닝포인트였다. 연이틀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안타 1개씩 쳤다. 임팩트가 있었다. 9일 경기서는 동점 우월 솔로포였고, 10일 경기서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였다.
동점 솔로포 한 방의 영양가가 높았다. 9일 경기 3-4로 뒤진 6회말이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완 주현상의 2구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겼다. 높은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120m를 비행했다. 타이거즈 팬들도 벌떡 일어나 열광했다.
타격의 완성도만 보면 10일 2루타가 더욱 돋보였다. 0-3으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한화 선발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의 바깥쪽 낮게 꽂히는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생산했다. 이날 KIA가 라미레즈에게 뽑아낸 유일한 안타였다.
2017년 데뷔 후 여전히 1군 기회가 적은 타자. 그러나 한 방이 있으니 투수들이 유인구를 많이 섞는다. 여기에 당하면서 꼬였다는 게 본인 기억이다. “안 좋은 공을 건드리니 투스트라이크 이후가 되면 자신감이 없었다. 삼진을 먹어도 자신감이 없었다. 안 좋은 상황서 답을 찾아야 했다”라고 했다.
2군에선 폭격을 했다. 16경기서 63타수 24안타 타율 0.381 3홈런 15타점 16득점 4도루.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석환은 10일 광주 한화전 직후 “1군이든 2군이든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게 중요하다. 2군도 편한 게 아니었다”라고 했다.
삼진이 늘어나고, 터이밍이 안 맞으니 레그킥을 버리고 정확한 타격에 집중했는데 잘 안 풀렸다. 그러나 주현상에게 뽑아낸 홈런을 보면 다시 레그킥을 했다. 다리를 크게 들어올리는 건 아니지만 레그킥이었다. 자신 특유의 폼을 찾는데 3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김석환은 “막혔던 게 뻥 뚫린 느낌이다. 다리를 땅에 박아 놓고 쳤는데 다시 다리를 드니 성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래도 유인구 대처능력이 중요하다. 그는 “1군 투수들은 확실히 컨트롤이 좋다. 나를 알고 들어오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주전 중견수 소크라테스가 빠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에 돌아온다. 이후 나머지 외야수들의 활용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석환으로선 일단 한 방 능력으로 장점을 뽐냈다. 여기서 뭔가 더 보여줘야 한다. 운명의 7월이다.
[김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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