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8월에 치고 올라간다'
롯데는 31일 "글렌 스파크맨에 대한 웨이버공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며 "대체 외국인 선수를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스파크맨과 총액 8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서 풀시즌을 소화하며 활약한 부분에 주목했으며, 2021년 일본프로야구(오릭스 버팔로스)에 진출해 부진했으나, 비자발급으로 인한 훈련 부족과 시즌 중 자가격리로 인해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만큼 롯데도 큰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파크맨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코로나19로 인해 입국이 지연됐고, 스프링캠프 기간 중 옆구리 부상을 당해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연히 롯데의 구상은 어긋났다.
스파크맨은 개막 직후 빠르게 1군에 합류했으나, 4월 4번의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급기야 5월 첫 등판에서는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제로퀵'의 수모를 당했다.
조금씩 교체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시점에서 스파크맨이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7일 KIA전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더니 이후 기복을 줄여나가며 제 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리그 적응의 단계를 끝낸 후반기에는 당연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스파크맨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스파크맨은 후반기 첫 등판에서 3이닝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KBO 역대 최다 점수차 경기의 원흉이 됐고, 지난 29일 삼성전에서도 3이닝 동안 4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그 결과 롯데는 스파크맨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는 올 시즌 39승 4무 51패 승률 0.433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가을 무대를 밟을 수 있는 KIA와 간격은 7.5경기에 달한다. 5위보다는 9위 삼성(2경기차)에 더 가까운 상황이다. 이미 가을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외국인 교체를 실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시점에서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순위권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구단의 의지와 2023시즌을 미리 내다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래리 서튼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교체를 선택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아직 롯데 내부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차기 시즌 전력을 구상할 때 외국인 선수 구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미국 복귀가 여의치 않다면, KBO리그에서 뛰는 것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올해 '기적' 일어나지 않는 이상 롯데가 가을 야구를 경험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7연패가 매우 치명적이었다. 시즌 종료까지 롯데에게 남은 경기는 단 50경기. 지난해 롯데는 8월 이후 24승 5무 21패로 전체 3위의 성적을 거뒀다. 롯데가 '8치올'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렌 스파크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