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참 안 풀리는 시즌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에만 벌써 두 번째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평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 않는 래리 서튼(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는 지난 4월 14승 1패 9패 승률 0.609(2위)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10년 만에 2위 이상의 성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5월 1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승패마진은 +6으로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기반으로 한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손에 넣었다.
잘나가던 롯데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배경에는 부상자들의 속출이 있었다. 롯데는 5월부터 한동희와 전준우, 정훈, 고승민, 김민수, 이학주, 신용수, 김재유, 최민재 등 주축 선수를 비롯해 1.5군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팀 뎁스는 눈에 띄게 헐거워졌고, 이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래리 서튼 감독은 평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 않는 편이다. 채찍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언론을 통해 감독의 발언을 본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시즌 초반 부상자가 속출하던 상황에서 취재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훌륭한 스타트를 끊었고, 좋았던 팀 분위기와 성적이 한순간에 추락하는 상황의 배경이 컨트롤할 수 없는 '부상' 때문이라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사령탑은 당시 상황에 대해 "크레이지(Crazy) 한 상황"이라며 "오랫동안 야구계에 있으면서 주전 선수들이 한 번에 부상을 당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주전이 이렇게 한 번에 다치는 것이 흔한 상황은 아니다. 운도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과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롯데의 상황도 심각하다. 롯데는 지난 3일 서준원과 정훈, 정보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말소됐다. 그리고 '주장' 전준우와 '마무리' 김원중에 이어 이학주와 고승민, 안치홍까지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정훈과 정보근이 복귀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이탈은 분명 치명적이다.
서튼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 "저희는 항상 선수단에게 최고의 프로토콜을 이야기한다. 선수들도 야구장 안팎에서 프로토콜을 잘 지키고, 개인적으로도 신경을 쓰고 있지만, 많은 선수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감독으로 좌절감을 느낀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튼도 당황스럽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 그는 "최선을 다해서 예방을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시즌 초에도 부상 선수가 있었고, 사이클이 있는 것 같다. 후반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 돼서 코로나19와 잔부상도 있다.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감독으로 좌절감을 느낀다"고 재차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롯데가 10일 키움과 맞대결에서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한 경기 승리에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주축 선수들이 최대한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시즌 초반 부상부터 대규모 확진자 발생까지, 롯데 입장에선 참 안 풀리는 시즌이다.
[롯데 서튼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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