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런 중견수가 있어'...ML 전문 외야수도 혀를 내두른 수비의 귀재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전문 외야수 터크먼이 박해민의 수비를 보고 혀를 내두르며 깜짝 놀랐다.

쉽게 잡은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수비하게 어려운 타구였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이었기에 쉬워 보이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1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한점 차 박빙의 승부였다. 6-5로 끌려가던 한화가 8회말 1사 만루 절호의 역전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노시환이 들어섰고 김진성을 상대로 통산 타율 0.500로 아주 강했다. 노시환은 김진성의 125km 포크볼이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공이 배트 끝에 맞으며 2루수와 중견수 사이로 떴다. 짧은 타구여서 행운의 안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LG에는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이 있었다.

배트에 맞는 순간 타구의 위치를 확인한 박해민은 빠르게 앞으로 달려왔고 타구를 잡았다. 그리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홈으로 정확하게 송구했다. 3루 주자가 발 빠른 노수광이었지만 홈으로 뛸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수비였다.

2루 주자 터크먼은 박해민의 수비를 지켜본 뒤 베이스에 주저앉아 혀를 내두르며 놀랐다.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들어가서도 로사도 코치와 박해민 수비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거가 볼 때도 박해민의 수비는 감탄할 수준이었다. 터크먼은 메이저리그 5시즌 동안 257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외야수다.

LG는 박해민의 보이지 않는 호수비로 투아웃을 만들었고 이어서 등판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후속 타자 김인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없이 막아냈다. 그리고 9회도 잘 막으며 6-5로 승리했다.

LG는 지난겨울 FA 자격을 취득한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 원에 계약하며 영입했다. 영입 당시만 해도 중복 투자라는 비판이 있었다. LG는 이미 김현수,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홍창기 등 탄탄한 외야진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박해민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5월 이후 급격히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린 박해민은 현재 타율 0.300 118안타 70득점 21도루 OPS 0.738을 기록하며 LG 상위타선을 이끌고 있다.

홍창기가 두 번이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해민이 있었기에 LG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박해민에게 1번 타자는 너무나 익숙한 자리였고 홍창기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공격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박해민의 가치는 수비에서 더 빛난다.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외야를 종횡무진 누비며 안타성 타구를 쉽게 잡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박해민의 가세로 외야 수비와 주루가 보강된 LG는 한점 차 승부에서 지키는 야구가 더 강해졌다. 이날 경기에서 기록으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호수비로 팀 승리를 지킨 건 박해민이었다.

[수비로 팀 승리를 지킨 LG 중견수 박해민.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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