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야수진의 맏형이자 '국가대표' 유격수가 1군을 떠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백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포스트 김재호'의 실책이 경기의 흐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두산 베어스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1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6으로 패했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LG와 상대전적 4승 9패를 기록하게 됐다. 양 팀의 잔여경기는 단 3경기. 두산이 남은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두산은 지난 2014년(7승 1무 8패) 이후 무려 8년 만에 '잠실 라이벌' 매치에서 열세를 기록하게 됐다.
두산은 경기에 앞서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를 1군에서 말소했다. 이유는 고질병과 같은 부상 때문. 사실 김재호는 잔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선발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동안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서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부상을 참고 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김재호는 그동안 경기에 계속 나갈 몸 상태가 아니었다. 왼쪽 어깨가 좋지 않다. 경기 후반 수비는 괜찮지만, 공격이 안된다"며 "완전히 회복된 후 경기에 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본인은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재호가 엔트리에서 빠진 후 치르는 첫 경기, 유격수 쪽에서 대참사가 발생했다. '포스트 김재호' 안재석의 치명적인 실책이 팀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수비 면에서 지적을 받아왔지만, 안재석은 끝없는 노력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클러치 실책을 피해 가지 못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두산은 2회말 선발 로버트 스탁이 오지환-문성주에게 연속 안타, 로벨 가르시아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한 스탁은 폭투로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그리고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는 이어졌다.
스탁은 계속되는 1사 만루에서 유강남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때 사달이 났다. 안재석이 유강남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고, 타구는 중견수 방면으로 흘렀다. 그리고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점수차는 0-3까지 벌어졌다.
타자 주자가 유강남, 1루 주자가 문보경으로 발이 빠른 타자는 아니었다. 안재석이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했다면, 단 1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극히 평범한 땅볼을 건져내지 못한 것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국가대표 유격수' 출신의 김재호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수비에서 갈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지난 8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15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켈리도 스탁과 마찬가지로 1회 시작부터 볼넷을 남발하며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병살타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를 유도했고, 깔끔한 수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 스타트를 끊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두산 또한 안재석의 실책이 없었다면, 경기 막판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 마운드는 2회에만 4점을 헌납했고, 6회 추가로 2점을 더 내주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그리고 끝내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면서 8년 만에 LG에게 '열세' 시즌을 기록하게 됐다.
[두산 베어스 안재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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