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그저 팀이 이기는 것에만 집중했다"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96구,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최근 참 운이 따르지 않았다. 켈리는 지난 8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이닝 동안 7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경기 기록이 75경기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야속한 비로 인해 등판이 밀리는 등 2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켈리는 긴 등판 간격으로 인해 평소와 달리 많은 불펜 투구를 가져가며 경기를 준비했고, 최고 151km 포심 패스트볼(30구)를 바탕으로 커브(18구)-투심 패스트볼(18구)-슬라이더(15구)-체인지업(14구) 등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시즌 13승째를 손에 넣으며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물론 경기 초반의 흐름은 썩 좋지 않았다. 등판 간격이 너무나도 길었던 만큼 켈리는 1회부터 볼넷 2개를 남발하며 아쉬운 출발을 끊었다. 그러나 야수진의 도움을 받아 무실점을 기록하더니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지만, 2~3회 무실점을 마크, 4회 2사 2, 3루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5~6회도 막아내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켈리는 "키움전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남겼고, 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과 노력을 했고, 다시 마운드에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에 만족스럽다"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에 난조를 보였던 이유는 더 완벽한 투구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그는 "1회에 볼넷 2개를 포함해 총 3개의 볼넷을 내줬는데, 평소 나의 투구와는 달랐다.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어야 했는데, 더 완벽하게 하려고 했던 탓이다. 그래도 유강남이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게 유도를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날 두산을 6-1로 꺾으면서, 상대전적 9승 4패를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남은 두산전은 단 3경기. LG는 2014년(8승 1무 7패) 이후 무려 8년 만에 '잠실라이벌' 두산을 누르고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두산을 상대로 거둔 9승 중 4승을 쓸어 담은 켈리도 기쁨을 만끽했다.
켈리는 "내가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책임감을 갖는다. 내가 나갈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게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두산의 경우 같은 구장을 공유하고 있는 잠실라이벌인데, 두산을 상대로 이기고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켈리와 두산의 선발 로버트 스탁을 보기 위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LA 다저스, 캔자스시티 로얄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찾았다. 그리고 켈리는 오랜만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무력시위를 펼쳤다.
켈리는 "많은 스카우트들이 오는 것은 KBO리그 차원에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팀이 이기는 것에만 집중을 했다"며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다.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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