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의 '절친' 추신수(SSG 랜더스)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스타' 이대호와 추신수의 인연의 약 30년 전 시작됐다. 부산 수영초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추신수가 이대호에게 야구 입단을 권유하면서 연이 시작됐다. 이대호는 경남고, 추신수는 부산고에 진학,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프로의 꿈을 함께 키웠다.
이대호는 경남고를 졸업한 뒤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 입성,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대호는 롯데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며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추신수 또한 마찬가지. 추신수는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이겨냈고, 시애틀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는 등 16년간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중에는 추신수의 커리어에 버금가는 선수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다.
추신수가 미국 무대로 뛰어들면서 이들이 만날 기회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으나, 이들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짧지만 한솥밥을 먹었고, 이대호가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 함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면서 연을 이어왔다.
추신수는 지난달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이대호의 은퇴투어.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가 돼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는 랜더스필드를 찾았고, 이대호와 롯데 선수단을 위해 '간식차'를 선물했다. 그리고 경기에 앞서 이대호와 포옹을 나눈 뒤에는 눈시울까지 붉혔다.
당시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추신수는 취재진과 인터뷰 중 한 가지 '소망'을 드러냈다. 바로 13~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최종전에서 이대호와 만남을 갖는 것. 바람은 다소 구체적이었다. 추신수는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와 만남을 고대했다.
추신수는 '절친' 이대호와 함께 찍힌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으로 메이저리그 시절을 꼽았다. 2016년 4월 6일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추신수(당시 텍사스)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시애틀의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와 '최정상의 무대'에서 만났다. 1루에서 만난 이대호와 추신수는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추신수는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메이저리그 시절 사진이다. 야구의 마지막은 메이저리그인데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최정상에서 함께 만났다는 것에서 가장 좋다"며 "(은퇴투어 경기에 내가 뛰지 못해) 대호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 팀이 부산으로 간다. 대호가 1루수로 출전하고, 나도 출루를 해서 멋진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대호가 현역 유니폼을 벗기 전 마지막 SSG와 2연전. 이대호가 1루수로 출전해 추신수와 1루에서 만남을 갖는 추신수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시절 이대호와 추신수, 이대호에게 기념 액자를 건네고 있는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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