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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때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던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 자이언츠)가 '22세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홈런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라카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도쿄 신주쿠의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홈 맞대결에 3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승리와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활약이었다.
무라카미는 지난 1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 에드윈 에스코바의 2구째 시속 155km의 투심 패스트볼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았다. 한참 동안 고통을 호소하던 무라카미는 경기를 이어나갔지만, 이닝이 끝난 뒤 결국 대수비로 교체됐다. 사구의 여파로 13일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무라카미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위업'을 썼다.
무라카미는 첫 타석에서 요미우리 '에이스' 스가노에게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3회 고대하던 홈런이 나왔다. 무라카미는 스가노의 초구를 공략,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만들어냈다.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54호 홈런.
홈런은 한 방에 그치지 않았다. 무라카미는 4-9로 크게 뒤진 9회말 득점권 찬스에서 요미우리 타이세이의 2구째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고, 이번에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팀의 승리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무라카미는 멀티홈런을 바탕으로 단일 시즌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무라카미는 54호 홈런으로 1985년 랜디 바스(한신, 54홈런)와 함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리더니, 55번째 아치를 그리며 단일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 중이던 '전설' 오 사다하루(왕정치, 1964년 요미우리)를 비롯해 터피 로즈(2001년 긴데쓰),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 2002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54호 홈런을 맞은 스가노도 무라카미의 실력을 인정했다. 스가노는 무라카미가 5연타석 홈런을 친 후 6번째 타석에서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스가노가 무라카미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미소를 지었지만, 이날은 54번째 홈런의 희생양이 됐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스가노는 "공이 조금 더 몸 쪽으로 말려들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홈런을) 맞을 것 같았다. 그래도 좋은 승부가 됐다. 도망가지 않고 가슴과 가슴으로 맞붙었기 때문에 납득이 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무라카미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베이스볼 킹'에 의하면 무라카미는 55호 홈런에 대해 "감각이 확실했다. (오 사다하루와 나란히 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정말 기쁘다"며 "노무라 카츠야 전 감독에게도 보고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무라카미는 55호 홈런과 함께 구단 기록도 새롭게 썼다. 무라카미는 132번째 타점을 수확, 블라디미르 발렌틴(2013, 2018년 131타점)이 보유하고 있던 구단 최다 타점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역대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라카미는 1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16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무라카미는 1개의 홈런을 더 보태면 일본인 신기록과 함께 아시아 2위 이승엽(2003년 56홈런)과 타이를 이룬다. 그리고 5개를 추가하면 발렌틴(2013년 60홈런)과 나란히 서게 된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스가노 토모유키, 야쿠르트 스왈로스 무라카미 무네타카. 사진 = 요미우리 자이언츠, 야쿠르트 스왈로스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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