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독주 체제로 끝날 것만 같았던 최상위권 순위권 싸움이 심상치 않다. 최근 SSG 랜더스의 흐름만 놓고 보면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SSG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8-9로 충격적인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2위 LG 트윈스와 간격도 3경기차로 좁혀졌다.
지난주 3연패를 겪었으나, SSG의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았다. 지난주를 마무리하는 11일 한화전에서 12-1의 대승을 거두면서 어느정도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고, 맞붙는 롯데는 3연패의 늪에 빠질 정도로 흐름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
김원형 감독도 경기에 앞서 "8월 말이 끝나는 시점에서 6경기차였는데, 조금씩 좁혀지다 보니 선수들도 평소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지금은 상대보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SSG는 경기 초반부터 '자멸'하는 롯데의 불안한 수비에 힘입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롯데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지만, SSG는 적재적소에 대타와 대주자를 기용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 4점차에도 방심하지 않고 모든 필승조를 투입했다. 하지만 9회말의 충격은 1패 이상이었다.
승부처는 9회말. SSG는 8-4로 크게 앞선 9회말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마무리' 문승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시작이 좋지 않았다. 문승원은 선두타자 지시완에게 안타를 맞더니 후속타자 황성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잭 렉스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1점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
SSG 벤치도 특별한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으며 문승원에게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을 찍혔다. 문승원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대호와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이때도 SSG의 불펜에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그리고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문승원은 이호연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대타 추재현과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 상황은 쉽사리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1사 만루. 무안타에 그치던 안치홍에게 2구째 138km 슬라이더를 공략당했고, 이는 끝내기 역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최근 흐름이 상당히 좋지 않다. SSG는 9월 3승 1무 6패 승률 0.333으로 리그 전체 9위에 머물러 있다. 해당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4.93으로 9위인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6.69(8위)에 불과하다. 팀 타율 또한 0.226(10위)로 투·타가 동시에 무너졌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1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2위 LG는 SSG보다 4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격차를 3경기로 좁혔기 때문이다. SSG와 LG의 맞대결은 이제 단 1경기만 남아있다. SSG 입장에서는 2019시즌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SSG는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9년 시즌 내내 부동의 1위를 달리던 중 갑작스러운 하락세를 겪었다. 당시 SK는 8월 전까지 두산 베어스와 8경기 차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8월 13승 12패로 주춤하더니, 9월 8승 10패로 부진한 끝에 결국 두산이 시즌 막판 '뒤집기'를 통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가 시즌 막바지 대역전극을 통해 우승을 차지할지, SSG가 위기를 극복하고 1위 자리를 사수해낼지, 향후 최상위권 순위 다툼이 재밌어질 전망이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문승원,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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