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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사키 로키, 괜찮을 것 같나요?"
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타자 쪽에서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있다. 무라카미는 올해 5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지만, 5개의 홈런을 보태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스왈로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타자 쪽에서는 무라카미가 있다면, 투수 쪽에서는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있다. 무라카미가 무서운 페이스로 홈런을 몰아치기 전까지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속 160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것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마땅하지만, '퍼펙트게임'이라는 위업이 사사키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사사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사사키는 전반기 막바지 '물집'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전력에서 이탈한 뒤 등판 간격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급기야 최근에는 11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5이닝 동안 투구수 58구, 1실점을 기록하던 중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사키를 보기 위해 ZOZO마린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일본 복수 언론은 ZOZO마린스타디움이 '웅성거리기 시작, 아우성에 휩싸였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최고 구속이 159km에 머물렀지만, 부상은 아닌 듯했다. 이구치 타다히토 치바롯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예정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치바롯데가 가을무대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 놓인 만큼 사사키의 등판 주기를 당기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 처럼 보여졌다. 하지만 사사키는 이튿날(16일) 1군에서 말소됐다. '피로도' 때문. 이구치 감독은 "1년 동안의 피로가 쌓이고 있다. 앞으로 한 번 정도 더 던질 것"이라고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고교 시절부터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렸던 사사키는 프로 입단 후 1년 동안의 안식기를 가졌다. 사실상 데뷔 시즌인 지난해에도 11경기에 등판한 것이 고작이었다. 올해도 등판 간격을 길게 가져가며 철저한 관리에 나섰지만, 치바롯데는 점점 피로 회복이 늦어지는 것을 고려, 지금 당장의 커리어보다는 더욱 먼 미래를 내다보고 데뷔 첫 10승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말소를 결정했다.
사사키가 전반기 막바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면서 퍼시픽리그 투수 대부분의 지표를 독식하게 된 '국가대표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도 '라이벌'의 말소에 걱정을 내비쳤다. 그동안 큰 인연은 없었지만, 이 둘은 올해 올스타전에서 조금 가까워졌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취재진을 향해 "사사키 로키, 괜찮을 것 같나요?"라는 질문을 건넸다.
사사키의 말소 배경을 들은 야마모토는 "나도 처음에는 어려웠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야마모토 또한 프로 입단 초기의 어려움을 겪었던 까닭이다. 야마모토는 프로 2년차에 불펜 투수로 총 54경기에 등판 53이닝을 던졌다. 이후 2019시즌부터 본격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며 '일본 에이스'로 거듭났다.
야마모토는 "피로가 몰려오는 타이밍은 5월 정도에 한 번 온다. 그리고 8월 이후에는 점점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며 "근육통과 몸의 팽팽함이 풀리지 않는다. '벌써 다음 등판이 왔나?'하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야마모토의 동업자 정신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오릭스 버팔로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 = 치바롯데 마린스, 오릭스 버팔로스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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