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정말 눈겨여본 선수다"
김민혁은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군에서는 통산 54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거포' 기질을 갖추고 있는 김민혁은 그동안 1군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017~2018년, 2021시즌 총 1군에서 46경기에서 2홈런에 머물렀던 김민혁은 올해 22경기에서 4홈런 8타점 타율 0.316(38타수 12안타) OPS 1.039를 기록 중이다. 타격감에 물이 오르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날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김민혁은 올해 정말 눈여겨본 선수다. 단장님께도 김민혁을 키우자고 말했었다. 그리고 김민혁이 그 기회를 잡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지 못했던 이유는 수비 때문이다. 두산은 김민혁을 활용하기 위해 외야는 물론 3루수로 포지션 변화를 시도해왔지만, 1군 레벨의 수비 능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김민혁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수 또는 지명타자였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김민혁을 기용하려고 했는데, 1루 외에는 수비에 자리가 없다. 다른 포지션에 연습도 많이 시켜봤는데, 외야 또는 3루는 프로 레벨의 수비가 안 된다. 투수들은 예민해 질 수밖에 없다. 비거리가 짧은 구장에 가면 (김)민혁이를 쓰려고 했는데, 지금 잘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민혁이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반대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선수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019년 KBO리그에 입성, 타율 0.344를 기록하며 두산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페르난데스는 2020시즌에도 0.340, 2021년에도 0.315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는 타율 0.300에 그치고 있다.
타율만 놓고 본다면 분명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증가한 땅볼이 문제다. 가뜩이나 발도 빠르지 않기 때문에 주자가 있는 경우에는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기 일쑤다. 올해 유독 땅볼이 증가하면서 KBO리그 최초로 30병살타의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는 컨택이 좋다. 득점권 상황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타자"라고 칭찬을 하면서도 지금 당장은 페르난데스보다 김민혁에게 역할을 맡길 뜻을 드러냈다.
한편 두산은 20일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재환(좌익수)-양석환(지명타자)-김민혁(1루수)-김재호(유격수)-박세혁(포수)-김대한(우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임창민을 말소하고 김강률을 콜업했다.
[두산 베어스 김민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