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K? SUN 추월에 만족하자…안우진 ‘가을의 전설’ 준비할 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가을의 전설을 준비하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과연 에이스 안우진에 대해 어떤 디시전을 내릴까. 안우진의 지난달 30일 인천 SSG전 등판이 정규시즌 마지막인지, 아닌지에 대해 명확히 얘기하지 않았다. 6일 대전 한화전, 8일 잠실 두산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키움은 KT에 승률 2리 차로 4위로 밀려났다. KT는 6경기 남았다. 자력으로 3위에 오를 기회가 네 차례 더 있다는 의미. 키움으로선 잔여 2경기 모두 이기고 KT가 부진하길 기대해야 한다. 즉, 와일드카드결정전을 건너 뛰고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하기 위해선 안우진의 한화전 등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우진이 한화 타선을 압도하고 키움이 이겨도 3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키움이 4위를 차지하면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은 10일이다. 9일 LG와 최종전을 갖는 KT가 4위를 해야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이 11일에 시작한다.

즉, 안우진이 6일 한화전에 등판하고도 키움이 4위에 머무른다면 정작 안우진을 10일로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에 쓰긴 어렵다. 때문에 무리하게 안우진을 6일 혹은 8일에 대기시킬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차피 잔여일정이 여유 있기 때문에 마운드 물량공세가 가능하다.

더구나 안우진은 이미 29경기서 189이닝을 소화하며 2915개의 공을 뿌렸다. 최다이닝 1위, 최다투구수 2위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돌파했고, 작년보다(107⅔이닝) 무려 81⅓이닝을 더 던졌다.

버두치 이론(25세 이하,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직전 시즌보다 30이닝 이상 더 투구했다면 부상 위험이 높다)에 딱 맞아떨어지는 케이스다. 158~159Km를 뿌리는데 몸이 아주 두꺼운 편도 아니다. 안우진은 몸 관리를 잘 하지만, 부상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실제 지난달 30일 SSG전서 잘 맞은 타구가 제법 많았다. 9월 이닝(5경기 30이닝)도 8월(5경기 36이닝)보다 살짝 줄었다. 그렇다고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피로가 누적될 시기인 건 사실이다.

여러모로 매 이닝 전력투구가 필요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충분히 쉬는 게 낫다. 지난달 30일로 시즌을 마감하면, 10일 와일드카드결정1차전까지 9일간 쉴 수 있다. 키움이 3위를 차지, 준플레이오프에 곧바로 안착하면 포스트시즌 첫 등판은 14일(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유력하다.

29경기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2.19. 생애 첫 15승의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쳤다. 데뷔 첫 200이닝에 이어, 시즌 216탈삼진으로 2021년 아리엘 미란다가 세운 한 시즌 최다 225탈삼진 돌파를 눈 앞에서 놓쳤다. 그러나 선동열 전 감독의 214탈삼진(1986년)을 넘어섰다. 이런 기록들은 건강하면 언제든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 지금 굳이 욕심 낼 필요는 없다.

안우진은 지금부터 ‘가을의 전설’을 준비하는 게 마침맞다. 홍 감독이 현명한 디시전을 내릴지 지켜보자.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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