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억원 골칫덩이의 대반전 SV…토론토의 10월, 미워도 다시한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워도 다시 한번’의 심정이다.

기쿠치 유세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반등의 하루를 보냈다. 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8-0으로 앞선 7회초 시작과 함께 선발투수 알렉 마노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스코어가 벌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토론토 벤치는 기쿠치에게 3이닝을 맡겼다. 1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토론토의 9-0 승리. 기쿠치에게 세이브가 주어졌다. 아울러 마노아는 6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16승(7패)을 거뒀다.

토론토는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한다. 마노아가 신경 쓰이는 투수 중 한 명이다. 3년 3600만달러(약518억원)에 계약한 투수라서 빼놓고 갈 수도 없다. 그러나 제구가 불안해 불펜에서도 쓰임새가 높은 편은 아니다.

기쿠치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8월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이었다. 이후 이날까지 11경기 연속 구원 등판했으나 역시 신통치 않다. 16⅔이닝 10자책 평균자책점 5.40. 이날 3이닝 무실점을 포함한 게 이 수치다.

이날도 아슬아슬한 순간은 있었다. 8회 선두타자 리즈 맥과이어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다. 평소 같으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크리스티안 아로요를 96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재런 듀란을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 보비 달백을 97마일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기본적으로 공에 힘은 있고, 불펜에선 완급조절 없이 전력 투구를 할 수 있다. 이날처럼 공이 덜 날린다면 포스트시즌서도 쓰임새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날처럼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순간이 아닌, 긴박한 경기서도 이 정도의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포스트시즌서 추격조는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 이 기간 4⅔이닝 1피안타 8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했다. 기쿠치는 이 기억을 최대한 끌고 가야 한다. 10월의 반전을 원한다면 말이다.

[기쿠치. 사진 = AFP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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