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정진상이 성남FC 대표에 보낸 이메일 확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성남FC 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 기록을 확보하고 본격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두 사람을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공범으로 판단한 검찰이 관련 수사에 한층 가속을 붙이는 모양새다.

4일 법조계를 인용한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이날 성남FC 전임 대표(2015년 재임) 곽선우 변호사의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이 대표와 정 실장이 성남FC와 관련해 보낸 이메일 내역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곽 전 대표가 이 대표 등에게 보고 형식으로 보낸 이메일 내용을 확보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두 사람이 곽 전 대표에게 보낸 지시사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이메일에는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곽 전 대표에게 축구경기와 관련한 사진, 동영상, 내외부적인 문제점 분석 등을 지시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외에 대부분의 지시사항은 정 실장(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이메일로 전달해왔다고 한다.

해당 이메일 내용은 삭제됐다가 최근 복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농협은행 성남시지부, 판교 알파돔시티 사무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7곳에 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과 20일 두산건설과 두산그룹 본사를, 26일에는 성남시청, 네이버, 차병원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 재임 시절 관할 기업들의 인·허가 등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2016~2018년 총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이 성남FC에 광고비 등 명목으로 후원금을 내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정 실장이 성남FC 구단의 ‘실질적인 구단주’라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기업 후원금 유치 과정에서도 ‘이 대표→정 실장→성남FC 실무진’ 순으로 지시가 이뤄졌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30일 불구속 기소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A씨와 전 두산건설 대표 B씨의 공소장에 '당시 이재명 시장과 정진상 정책실장이 공모했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검찰은 곽 전 대표의 이메일에서 드러난 이 대표와 정 실장이 성남FC 운영에 관여한 내용을 토대로 이들의 제3자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다만 2014년부터 성남FC에 재직했던 이석훈 전 대표(2016년 재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 실장이 구단주 역할을 한 사실이 없고, 창단초기부터 구단은 주체적으로 운영됐다”며 “(기업으로부터)후원금이 아닌 광고비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곽 전 대표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성남시청이 구단 운영에 관여한 바가 없다면, 왜 내가 이메일로 정 실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받은 내용이 있겠나”라고 재반박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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