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피로감을 논할 수 있겠지만…"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30경기(196이닝)에 나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안우진은 SSG 상대로 썩 나쁘지 않았다. 유독 승리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5경기(32이닝)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2.53,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는 2경기(18이닝)에서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안우진은 키움의 '에이스'로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1선발'의 중책을 짊어져야 하는 투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는 동안 무려 196이닝을 소화했다. 토종 선수로만 놓고 본다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진 고영표(KT 위즈, 181⅓이닝)보다도 14⅔이닝을 더 던졌다. 14⅔이닝은 7⅓이닝 경기를 최소 두 차례 더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정규시즌에서도 충분히 많은 이닝을 소화한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3경기에 등판해 18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시즌에 포스트시즌 등판 이닝을 더하면 소화 이닝은 214이닝으로 지난해(정규시즌 107⅔이닝, 포스트시즌 6⅓이닝)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투구 이닝을 넘어 투구수도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1968구(정규시즌 1867구, 포스트시즌에서 101구)를 던진 안우진은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을 앞둔 상황에서 3279구(정규시즌 3003구, 포스트시즌 276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약 1300구 이상을 더 던진 안우진의 투구수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면, 더 증가할 전망이다.
안우진은 지난 10월 16일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등판해 6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5일 휴식을 취하고 22일 준PO 5차전에 출격해 다시 한번 6이닝을 던졌다. 키움이 KT와 준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승부를 펼치게 되면서 안우진의 등판 간격은 좁혀졌다. 안우진은 4일 휴식 후 27일 플레이오프(PO) 3차전에 나섰다. 그리고 또다시 4일만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안우진은 올해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4일 휴식 등판이 단 5회에 그쳤다. 안우진이 워낙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덕분에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5일-6일 휴식 등판과 비교했을 때 평균자책점과 소화 이닝이 가장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안우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4일 휴식 등판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부담감을 토로한 바 있다.
키움이 안우진을 1선발로 내세운 배경은 무엇일까. 홍원기 감독은 KS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안우진이 플레이오프에서 피로감을 논할 수 있겠지만, 올 시즌 보여줬던 퍼포먼스나 가을야구에서의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피로감은 다른 투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우진은 우리 팀의 심장같은 존재이다. 마운드에서 누구보다도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1선발로 낙점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물론 단기전에서 첫 경기의 승리는 매우 중요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기세가 시리즈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안우진 등판=팀 승리'의 공식이 이어지고 있기에 '대권'을 노리는 키움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안우진을 5일 만에 마운드에 올리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선발 전향 첫 풀타임 시즌이기 때문이다.
키움은 올해 KS 우승을 위해 '뒤'가 없는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선'을 다하는 것과 '혹사'는 별개다. 키움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리스크는 꽤 크게 돌아올 수도 있다. 키움과 홍원기 감독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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