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천 박승환 기자] "잘 던지는 투수를 선별하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60승 2무 82패로 창단 첫 9위와 최다패의 수모를 겪었다.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았던 '명가'의 추락이었다. 9위라는 순위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만, 선발진에 문제가 가장 컸다. 두산 선발진이 거둔 승리는 단 38승으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톱니바퀴에는 시즌 시작 전부터 균열이 생겼다. '190만 달러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미란다는 3경기에 나섰으나,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했다. 급기야 시즌 막바지에는 이영하도 예상치 못한 일로 이탈하게 됐다. 지표는 당연히 바닥을 찍었다.
두산의 올 시즌 선발진이 거둔 승리는 단 38승에 불과했다. 10개 구단 중 9위. 팀 선발 평균자책점 또한 4.22, 7위로 좋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10승 선발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운드가 무너진 두산은 반등의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했고,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두산은 2023시즌에 앞서 선발진에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지난 2015년부터 더스틴 니퍼트(은퇴),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FA),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미란다까지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왕조'의 길을 걸었던 두산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 훈련에 앞서 "잘 던지는 투수를 선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누군지는 말할 수 없지만, 비디오도 보면서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외국인 스카우트들이 지금까지 좋은 투수들을 많이 뽑아줬다"며 스카우트 파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KBO리그의 경우 강력한 외국인 원·투 펀치 구축은 시즌 성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일단 미란다의 '건강' 문제에 크게 당한 두산은 메디컬에 각별한 신경을 쏟을 전망이다. 이승엽 감독은 "긴 이닝을 소화해 줄 수 있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건강한 투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또한 잠실구장이 크기 때문에 땅볼형도 중요하지만, 뜬공으로도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낼 수 있는 선수. 그리고 제구도 좋고, 볼까지 빠르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러한 투수를 원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그만큼 신중한 판단을 거쳐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겠다는 뜻이다.
토종 선발진은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곽빈과 그동안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아줬던 최원준이 유력 후보지만, 모든 것은 '백지'에서 시작된다. 일단 두산은 이영하의 공백을 메울 필요성이 있다. 이영하가 마운드로 돌아올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토종 선수들의 경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누구든 기회를 받을 수 있을 전망. 이승엽 감독은 "토종 선발 투수들은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 우선 마무리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를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시즌을 마쳤고, 캠프에서 부상 또는 부진한 선수가 나올 수 있다. 책임감을 갖고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이승엽 감독의 부임은 '한줄기 빛'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질 전망. 겨우내 흘린 구슬땀의 성과를 과연 누가 손에 넣을까.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왼쪽부터 곽빈, 최원준,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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