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에 물음표가 생기는 경기였다"
김성근 전 감독은 2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KS) 2차전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방문했다. 당초 김성근 전 감독은 2일 시구자였으나, 정부가 오는 5일까지 '이태원 참사'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 시구가 불발됐다.
과거 SK 와이번스의 '왕조'를 이끌었던 김성근 전 감독은 일명 '야신'으로 불린다. 김성근 전 감독은 1969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7년 SK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5년 동안 총 세 차례(2007, 2008, 2010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한화 이글스 감독을 역임, 최근까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어드바이저를 맡았다. 하지만 이제 김성근 전 감독은 '야인'으로 돌아간다.
김성근 전 감독은 "내가 은퇴를 한다고 한 적은 없다. '51년이 끝났다'고만 했다. 그런데 은퇴했다고 나오길래 끝났구나 싶었다"며 "28살부터 지도자를 했는데, 50여년이 지났다고 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아쉬울 때도 있었고, 기분이 좋을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추후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한국 야구가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도 베테랑 선수를 많이 남겨놔야 될 텐데, 자꾸 바꾸니까 수준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든다. 어느 파트에서나 승부수가 없는 것 같다. 투수들은 여차할 때 '이 볼은 절대 맞지 않는다'는 볼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 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수비도 그렇다. 무언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예로 들며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소질은 있다. 그러나 어떻게 다듬느냐의 문제다. 어제(1일)만 보더라도 투수들의 제구가 너무 좋지 않았고, 자신감을 갖춘 구종이 없다. 포크볼을 던질 줄만 안다. 포크볼로 삼진을 잡을 투수들이 없다. 1차전만 놓고 본다면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에 물음표가 생기는 경기였다"고 혹평했다.
'야신'의 역설은 이어졌다. 그는 "도쿄올림픽 때 보니 역시 빠른 공을 못 치더라. 한국에는 155km를 넘는 투수들이 없다. 1차전 후반에 나온 투수들도 150km 초반에 머물렀다.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굉장히 심각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베이스러닝도 보고 있으면 의욕이 부족한 것 같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수비도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야구계는 최근 다부진 체격을 갖춘 젊은 선수들과 '파이어볼러' 유망주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도자로 활동했던 김성근 전 감독의 '시선'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모양새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돼야 한다는 것이 김성근 전 감독의 설명. 그리고 선수들의 노력과 함께 코칭스태프 또한 끝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국내 야구와 국제 대회는 다르다.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도자 모두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성근 전 야구 감독이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SSG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 인천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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