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예년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었던 롯데가 이제는 전력 보강에 열을 쏟고 있다. 이제는 '유망주 육성'보다는 '성과'에 조금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건강하게 몸집을 줄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 당장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베테랑, 유망주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경험치가 필요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100억원을 넘어서던 1군 선수단 총 연봉을 50억대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최근까지도 '베테랑' 김대우와 진명호, 이태오, 조무근 등 투수 4명을 우선적으로 방출한 뒤 투수 박선우(개명전 박종무), 김민기, 신학진, 경우진, 김승진, 야수 김용완, 김동욱, 김민수(외야수)까지 9명의 선수와 결별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13명의 선수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선수단 정리 이후의 움직임이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어느 정도 재능을 갖춘 선수들을 발굴해낸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난 뒤 방출생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는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을 시작으로, 지난 2일 2019년 '40홀드'를 수확하며 홀드왕에 오른 김상수, 두산 베어스에서 '필승조'로 활약했던 윤명준과 KIA 타이거즈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이정훈까지 품었다.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은 김상수는 삼성과 히어로즈, SSG 랜더스를 거치며 통산 14년간 514경기에 출전해 25승 39패 45세이브 102홀드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 중이다. 2019시즌에는 57경기에서 3승 5패 40홀드 평균자책점 3.0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롯데는 경험이 풍부한 김상수의 리더십에 기대를 품었다.
윤명준 또한 과거 두산이 '왕조'의 길을 걷던 시절 '필승조'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89경기에서 28승 13패 15세이브 63홀드 평균자책점 4.43을 마크하고 있다. 올해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8.36으로 크게 부진했으나,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롯데의 '허리'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김상수는 워낙 리더십이 뛰어나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끄는 부분을 높게 샀다. 윤명준은 올해 한 시즌만 좋지 않았다. 과거의 모습만 되찾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상수는 기대가 크다. 그리고 윤명준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투좌타인 이정훈은 지난 2017년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선택을 받았다. 1군에서의 성적은 61경기에서 타율 0.229에 불과하지만,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81경기에 출전해 69안타 3홈런 47타점 타율 0.348 OPS 0.942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롯데 관계자는 "이정훈의 경우에는 수비 능력은 조금 아쉽지만, 타격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타격 재능을 살려보기 위해서 영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롯데가 기존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롯데는 지난 3년간 유망주들의 육성에 힘을 쏟았고, 2023시즌은 도약의 시기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김도규, 황성빈, 이호연 등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롯데는 '알짜' 방출 선수 영입을 통해 뎁스 보강에 성공했다.
이제 롯데의 시선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으로 향한다. 최근 롯데의 모기업인 롯데지주는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을 확보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 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총알 장전을 마친 롯데는 유격수와 포수 등 유망주 발굴에 한계를 느낀 포지션에서 보강을 시도할 전망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윤명준, KIA 타이거즈 시절 이정훈, SSG 랜더스 시절 김상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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