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팀을 떠나 있던 1년이 내게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고봉재는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라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고봉재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7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1군에서 통산 단 2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두산과 결별한 뒤 그를 찾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고봉재는 과거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로 뛰었던 김성배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어린이를 가르치면서 프로 재입성을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달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입단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으며 다시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최근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고봉재는 "김성배 선배님이 '나이도 어린데 한 번 더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확실하게 준비하게 됐다"며 "두산에 계신 프런트 분께 입단 테스트가 열리게 되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1년 전 두산에서 나왔는데, 다시 테스트 기회를 받고 합격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재입단 소감을 밝혔다.
프로에 있을 때보다 방출을 당했던 1년간 끝없는 노력 속에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는 "프로 시절에는 내 야구를 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1년간 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선수들의 영상을 보고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칠 때 시범도 보여주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팀을 떠난 후 많은 것을 깨달았다. 고봉재는 "프로에서는 시야가 좁았던 것 같다. 코치님들과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여유 없이 공을 던지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내 투구폼을 찾게 됐다.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구종과 자신감이 더 생겼고, 공도 잘 가더라.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이 컸다"고 미소를 지었다.
프로 재입성을 위해 고봉재는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프로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다. 또한 구종 연마에도 힘을 쏟았다. 기존에 없던 투심을 장착해 왔다. 그는 "방출된 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프로 때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다. 거의 쉬지를 않았다"며 "팀을 떠나 있던 1년이 내게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고봉재는 특히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016년 두산에 입단한 뒤 2021년까지 두산에 있었다. 주로 2군에서 머무를 때 아내가 아이들을 많이 케어했다. 옆에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묵묵히 기다려줘서 고맙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옆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고봉재를 다시 영입하게 된 이승엽 감독의 평가는 어떨까. 사령탑은 "잘 던진다. 제구력도 좋다. 던지는 모습을 보면 '1년의 공백이 있었나?'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충분히 연습을 많이 했구나, 야구를 하고 싶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칭찬했다. 다시 기회를 받은 고봉재는 이제 마운드에서 제 실력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고봉재는 "내년에는 1군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야구장에 왔을 때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년 목표는 팀 홀드 1위로 크게 잡았다. 이를 이루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두산 베어스 고봉재.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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