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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현역 유니폼을 벗은지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클래스는 영원했다. 일본의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가 무려 131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손에 넣었다.
이치로는 3일(한국시각)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일본 여자 고교 선발팀과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31구를 던지며, 2피안타 14탈삼진 1실점의 '완투승'을 손에 넣었다.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19년간 2653경기에 출전해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 타율 0.311 OPS 0.757의 엄청난 성적을 남긴 이치로는 지난 2009년 유니폼을 벗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이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 회장 특별보좌, 비시즌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재능 기부'를 통해 선향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치로의 행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고베 치벤(KOBE CHIBEN)에서의 활동이다. 이치로는 지난 2019년 고향 친구들과 함께 동네 야구단을 창단했다. 이치로는 2019년 선생님들로 구성된 치벤 와카야마와 한차례 경기를 치렀고, 지난해에는 일본 여자 고교 선발팀과 맞대결을 가졌다.
'고베 치벤'에서 이치로는 '이도류'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이치로는 2019년 치벤 와카야마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31구, 6피안타 1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9이닝 투구수 147구, 4피안타 1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도류' 이치로는 빛났다. 이치로는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마운드에서 최고 134km의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9이닝 투구수 131구, 14탈삼진 1실점을 마크, 일본 여자 고교 선발팀을 7-1로 꺾는데 '선봉장'에 섰다.
고베 치벤에 새롭게 합류한 미·일 통산 170승에 빛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유격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안타로 활약했다. 마쓰자카와 이치로는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13년 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이치로는 "고3 여고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투수로 130km를 던지면, 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좋은 밸런스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새롭게 합류한 마쓰자카도 잘해줬다. 여고생과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49세의 나이에 131구의 역투는 이치로에게도 쉽지 않았다. 이치로는 "(온몸이) 너덜너덜하다. 하지만 이는 운동선수로서 한계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역 선수라면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다. 매일 한계를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에 해봤는데, 오늘은 한계를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자 선발팀을 이끈 나카지마 감독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치로, 마쓰자카 선수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마쓰자카 또한 "이치로 선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어서 어색했지만, 매우 기뻤다. 이치로 선배와 모두가 매우 좋은 분위기로 야구를 할 수 있었다"며 "이 경기로 고3 여고생들이 목표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로, 뉴욕 메츠 시절 마쓰자카 다이스케.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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