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천 박승환 기자] "김민혁이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민혁은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에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김민혁의 '파워'를 눈여겨 본 두산은 큰 기대를 걸었고, 그는 2군에서 지난해까지 5시즌을 치르는 동안 3번의 3할 타율을 기록, 4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하지만 김민혁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타격적인 재능이 아닌 수비였다.
김민혁의 수비력으로는 두산 1군의 내야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고정' 지명타자였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타격 부진에 빠지게 되면서, 두산은 지명타자 자리를 폭넓게 활용했다. 주전 1루수였던 양석환을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면서, 김민혁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김민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올해 1군에서 38경기에 출전해 5홈런 16타점 타율 0.284 OPS 0.828로 활약했다. 2군에서 보여준 타격 재능이 1군 무대에서도 빛을 보기 시작한 것. KBO 최초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던 김태형 前 감독도 지난 9월 김민혁의 좋은 활약에 극찬을 쏟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혁은 올해 정말 눈여겨본 선수다. 단장님께서도 김민혁을 키우자고 하셨었다. 그동안 김민혁을 기용하려고는 했다. 하지만 1루 외에는 자리가 없었다. 다른 포지션 연습도 많이 시켜봤는데, 쉽지 않았다"면서도 "김민혁이 기회를 잡았다. 잘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김민혁은 "정말 행복했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이렇게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나간 적도 없었고, 기회를 받은 경험도 없었다. 내게는 시작이었는데,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음가짐의 변화가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는 "예전에는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하다 보니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데 9월 대구에서 (김)재환이 형이 '잘 안되더라도 2군에 내려가서 다시 준비하자. 나도 그렇게 했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마음을 편하게 갖다 보니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여유에서 결과가 나오니 자신감까지 이어졌다. 멘탈적인 요소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도 김민혁의 올 시즌 활약을 눈여겨봤다. 사령탑은 "김민혁은 이제 야구에 눈을 뜨고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몰입감을 갖고 운동을 한다면, 김민혁이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정말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혁도 이승엽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감독님께는 밀어서 치는 것을 배워보고 싶다"며 "감독님께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셨다. 노하우에 대해서 많은 것을 여쭤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을 찾은 김민혁은 2023시즌부터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일만 남았다. 김민혁은 "경쟁은 그동안 항상 해왔던 것이다. 1루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으니, 그쪽에 포커스를 둬야 할 것 같다"며 "비시즌에는 안정감 있는 수비, 타격에서는 변화구 대처 능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 베어스 김민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