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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기다려보세요"
올 시즌이 끝난 뒤 KBO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5명의 포수로 인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최대어' 양의지를 비롯해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이재원이 FA 자격을 손에 넣는다. 잔류와 쟁탈 사이에서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FA 시장의 '화두'는 포수 쟁탈전이다. 5개 구단에서 '주전 안방마님'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포수는 가장 육성이 어려운 포지션에 속한다.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물론 투수와 호흡, 수비 능력에 타격까지 신경을 써야 할 요소가 매우 많은 까닭이다.
그만큼 빛을 보기 힘들지만, 보상은 확실하다. 포수의 경우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한다면,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는 포지션에 속한다. 이론적인 것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FA 시장에서 포수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포수 최대어'는 단연 양의지다. 양의지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양의지는 2010년부터 주전으로 도약, 2018년까지 뛰며 '두산 왕조'의 일부와 함께 했다. 그리고 2019년 4년 총액 12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의 프로 통산 성적은 1585경기에 출전해 1546안타 228홈런 944타점 타율 0.307 OPS 0.892를 기록 중이다. 수차례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과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리더십까지 보유하고 있다. 포수가 필요한 대부분의 구단이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유강남과 박동원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도 결코 적지 않다. 유강남은 지난 2011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1군 통산 1030경기에서 796안타 103홈런 타율 0.267 OPS 0.747을 기록 중이다. 공격력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프레이밍 만큼은 리그 '최상위'로 평가받고 있다.
줄곧 히어로즈에서 뛰던 박동원은 올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KIA가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줄 정도로 지출을 아끼지 않았던 만큼 '비FA' 장기계약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장기계약은 진행되지 않았고, 박동원은 FA 시장에 나오게 됐다. 게다가 '우승' 경험이 있는 박세혁과 이재원도 FA 대상자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FA 시장 개장 전부터 포수를 향한 열기는 뜨겁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취임식에서 '취약 포지션'을 묻자 "포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며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포수라고 말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포수 영입의 바람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도 포수 자원을 눈여겨보고 있다.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아직까지 주전 안방마님을 발굴하지 못했다. 롯데의 모기업 롯데지주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190억원을 확보, 2023시즌 롯데가 '비상'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
SSG도 포수 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SSG 구단주는 7일 한 팬의 '형 포수 좀 어케해줘요'라는 댓글에 "기다려보세요"라는 답을 남겼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FA로 나오는 만큼 SSG도 안방마님 업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전 포수의 잔류를 이끌어내야 하는 구단과 이들을 품으려는 구단들의 눈치 싸움, 쩐의 전쟁이 곧 발발할 전망이다.
[양의지, 박세혁, 유강남, 박동원, 이승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정용진 구단주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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