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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천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창단 첫 9위와 최다패(82패)의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전혀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은 정철원이라는 미래 자원을 발견했다. 정철원은 올 시즌 58경기(72⅔이닝)에 등판해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정철원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정철원은 입단 이후 현역 입대를 통해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고, 지난 5월 데뷔전을 치렀다. 정철원은 1군 첫 등판의 떨리는 상황에서도 최고 152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무력시위'를 펼쳤고, 김태형 前 감독의 눈에 들었다.
정철원은 데뷔 두 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고, 네 번째 등판에서 첫 홀드를 손에 넣었다. 단숨에 '필승조'로 올라선 정철원은 거침이 없었다. 정철원은 지난 9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1번째 홀드를 수확, 임태훈(2007년 20홀드)가 보유하고 있던 데뷔 첫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23홀드로 시즌을 마쳤다. 현재는 '신인왕' 유력 후보.
7일 두산의 마무리캠프가 진행 중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정철원은 "너무 좋았던 시즌"이라고 올해를 돌아봤다. 그는 "너무 행복하고 좋은 해였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23홀드가 '정철원의 기록'이긴 하지만, 형들과 김태형 감독님께서 믿어주셨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이 따라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 기록이라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만든 기록이라서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나무랄 데 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정철원에게 만족은 없었다. "야구를 할 때는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고교 시절에도 9승 무패였다. 완벽에 가깝게 야구를 하고 싶은데, 점수를 주는 경기가 있으면 아쉽고, 속상했다. 내년엔 조금 더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싶다"면서도 올 시즌 스스로에 대한 점수를 묻자 "만점!"이라고 답했다.
정철원은 올해 무려 72⅔이닝을 던졌다. 구원 투수 중에서는 김민수(KT, 80⅔이닝), 김명신(두산, 79⅔이닝)에 이어 세 번째. 현역으로 입대해 야구를 꾸준히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철원은 많은 이닝을 소화, 불펜 투수로 무려 1162구를 뿌렸다. 팬들로부터는 당연히 정철원의 부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정철원은 매우 건강하다.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회복에 중점을 두며 기본적인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는 "너무 영광스러운 성적이라 생각한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팔 상태도 좋고, 오히려 내년이 기대가 된다. 현재는 공 던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웨이트와 보강,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신임 사령탑도 정철원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기간 군대를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작년에 전역한 뒤 공을 던졌을 때도 볼 스피드가 잘 나왔다. 제구 또한 자신이 있었다"며 "감독님께서도 '팔 어떻니, 몸 상태 괜찮니'라고 걱정을 해주셨다. 내년에 또 중요할 때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철원은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중간 계투로 출전하면서 '불펜 투수'라는 이미지가 굳혀졌다. 하지만 선발을 시켜준다면, 그 또한 잘 해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어떤 보직이든 단 한 가지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선발도 잘할 것 같고,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선발이든, 중간이든, 마무리든 두산에서 단 한 가지로 최고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3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정철원은 "올해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나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두산은 항상 잘하는 팀이었다. 내년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다'가 아니다. 할 것 같다. 자신이 있다.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정규시즌을 완주,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정철원.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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