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우리도 베테랑을 많이 남겨놔야 한다"
최근 KBO리그는 눈에 띄는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최근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시즌이 끝난 뒤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황금세대'로 불리며 KBO리그의 부흥을 이끌었던 선수도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 오승환(삼성) 밖에 남지 않았다.
세대교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망주들의 육성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구단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몇 년 전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한 한화 이글스, 근래 베테랑 선수들과 결별한 롯데 자이언츠 등이 있다.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2차전을 찾아 베테랑들의 씁쓸할 말로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40대에 접어든 '제자' 김강민이 한국시리즈에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김성근 전 감독이 느낀 감정은 더욱 강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김강민의 한국시리즈 1차전 홈런을 두고 "쌩쌩할 때도 못 치던 홈런이었다. 깨끗하게 치더라. 흥미롭더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우리나라도 이런 베테랑을 많이 남겨놔야 하는데, 가뜩이나 선수도 부족한데 자꾸 바꾸다 보니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베테랑들의 가치는 분명하다. 젊은 선수들의 체력과 신체 능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그리고 선수단을 한곳으로 모으는 리더십. 코치와 선수 관계가 아닌 선·후배로서의 조언 등이 있다. 이는 베테랑 선수들 만이 보여준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베테랑도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들은 여럿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강민이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재적소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동점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5차전에서는 9회말 무사 1, 3루에서 역전 끝내기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노경은 또한 마찬가지다. 노경은은 2021시즌이 끝나고 롯데와 결별했다. 노경은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던 것은 SSG였다. 분명히 쓰임새가 있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노경은은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1경기(8선발)에 나서 12승 5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의 엄청난 성적을 손에 넣었다. 노경은은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큰 힘을 보탰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4이닝을 2실점(2자책)으로 막아내며, 1승을 수확했다.
'미래'를 위해서는 과감한 '새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의 가치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어떻게든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아내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야신'의 바람처럼 실력을 갖추고도 등 떠밀려 유니폼을 벗을 위기에 처한 베테랑들을 다시 한번 돌아 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SSG랜더스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SSG 경기 9회말 SSG 김강민이 최원태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5-4로 승리했다. 끝내기 홈런 주인공 김강민이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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