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부진은 모두 제 문제입니다"
안재석은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두산은 2004년 김재호 이후 무려 17년 만에 내야수를 1차 지명할 정도로 큰 기대를 품었다. 김태형 前 감독 또한 유일하게 안재석을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키며, 기량을 체크했다.
안재석은 아마추어 시절과 다른 주자들의 주력과 타구 스피드 적응에 애를 먹으며 수비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진 모습이었으나, 타석에서는 달랐다. 안재석은 지난해 96경기에 출전해 51안타 2홈런 타율 0.255 OPS 0.662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김태형 감독도 안재석의 타격 재능에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은 지난해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수비력에서는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전임 사령탑도 좋아진 수비를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공격력이었다. 안재석은 99경기에서 50안타 3홈런 타율 0.213 OPS 0.575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급기야 시즌 막바지에는 손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일찍 종료했다.
최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안재석은 "마무리캠프를 처음 해보는데 훈련 강도가 높다. 왜 가을야구를 해야 하는지를 알 것 같다"고 웃으며 "손목은 많이 좋아졌으나, 확실하게 나을 때까지 타격 훈련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어서, 회복에 전념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데뷔 첫 시즌에는 수비가 아쉬웠다면, 올해는 타격 지표가 바닥을 쳤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안재석은 "데뷔 첫 시즌에는 수비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타격에서는 못 쳐도 재밌고, 잘 치면 좋았었다. 하지만 수비만 나가면 손이 떨렸다. 실책을 할 때마다 경기 결과가 달라지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2년차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수비 훈련의 비중을 높였고, 실책은 많았지만,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안재석은 "비시즌의 준비는 잘 됐었다. 시범경기에서도 잘 쳤고, 원하는 타격 매커니즘도 다 나왔다. 그러나 한두 경기씩 안 맞다 보니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체력적인 부분을 비롯해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수비는 지난해보다 심리적으로도 괜찮아졌지만, (타격에서) 못 한 것이 내 실력이고,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팀의 철저한 전력 분석도 안재석이 고전했던 수많은 이유 중 한 가지다. 그는 "첫 시즌에는 상대 투수들이 피해 가는 피칭이 많았지만, 올해는 매우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더라. 그러다 보니 범타와 삼진이 늘어났다. 올해 부진의 원인은 내 문제다. 스스로 무너졌다"고 지난 두 시즌을 돌아봤다.
현재 손목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서 안재석은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지금은 손목 회복과 거의 모든 훈련을 수비만 진행하고 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타격이지만, 직접 경험을 해보니 개인적으로는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마무리캠프에서는 안재석이라는 유격수의 안정감을 가져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각각 다른 문제점으로 두 시즌을 보냈으나, 안재석의 잠재력은 '국민타자' 이승엽 신임 감독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승엽 감독은 취임식에서 "안재석을 유심히 봤는데, 대스타로 갈 수 있는 충분히 자질이 보였다. 안재석이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성적으로 높은 곳에 있어야 할 선수다. 다만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좋은 선수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재석은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고, 기대해 주신 것은 너무 감사하다. 많은 것을 여쭤보고 싶다. 그리고 이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내 몫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려야 한다"며 "첫 시즌에는 수비, 올해는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니, 내년에는 그동안 좋았던 부분이 합쳐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큰 걱정은 하지 않고 2023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시즌이 끝난 후에는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의 계약이 만료된다. 이제는 안재석이 김재호의 뒤를 이어 두산의 센터라인을 지켜야 한다. 안재석은 "올해처럼 아파서 빠지고 싶지는 않다. 풀타임을 뛰는 것이 목표다. 어렵지만, 내야 해야 할 몫이다. 2년간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내년엔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안재석,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서 안재석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이승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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