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는 역사에 남을 수많은 기록들이 탄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의 56홈런과 애런 저지(FA)의 62홈런이었다. 이들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지는 못했지만, 유의미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22세 거포' 무라카미는 올해 141경기에 출전해 155안타 56홈런 134타점 11득점 118볼넷 타율 0.318 OPS 1.168로 활약했다. 무라카미는 55번째 홈런을 친 이후 급격한 타격 페이스 저하로 고전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타석에서 마침내 56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무라카미는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하고 있던 한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작성,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 기록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각종 타격 지표를 휩쓰는 등 최연소 '트리플크라운'까지 손에 넣으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거듭나는데 성공했다.
저지도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저지는 올 시즌에 앞서 뉴욕 양키스의 7년 2억 1350만 달러(약 2827억원)의 연장 계약을 거부, 1900만 달러(약 251억원)의 계약을 맺고 시즌을 출발했다. 그리고 157경기에서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133득점 111볼넷 타율 0.311 OPS 1.111의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저지는 아메리칸리그 신기록을 작성, 역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단독 7위에 올라섰다. '금지 약물' 경력이 없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홈런을 쏘아 올렸다.
홈런이 펑펑 터진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와 달리 KBO리그에서는 30홈런을 넘긴 선수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바로 '국민거포' 박병호(KT 위즈). 박병호는 올해 35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KBO리그 유일 30홈런 이상을 기록,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최근 KBO리그에는 좋은 훌륭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150km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 중에서는 30홈런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 '거포'를 찾아보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최근 몇 년 간 30홈런에 근접했던 선수는 2018년 강백호(29홈런)이 유일하다. 올해도 홈런 순위 10위권 내에는 이정후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베테랑급에 해당된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역시절 타고난 재능에 끝없는 노력까지 더해지며 한·일 통산 62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는 최근 KBO리그에 '젊은 거포'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습량의 문제도 있지만, 성향과 체구, 파워에 따라 연습을 다르게 해야 하는데, 유행에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자신만의 타격 이론과 연습 방법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벌크업이 무조건 홈런으로 이어지지는 않다는 것이 이승엽 감독의 설명이다. "웨이트도 중요하지만, 이를 겸비하면서 연습을 해야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다. 중량을 들어 올리는 힘과 스윙할 때의 힘이 어느 정도는 비례하겠지만, 완전히 100%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힘을 내기 위해 웨이트를 하는 것이 도움은 될 것이다. 다만 웨이트와 스윙 스피드, 회전력의 힘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훈련량과 반복된 연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부터의 두 달(12~1월)이 매우 중요하다. 휴식이라고 하지만, 휴식이 아니다. 그 시기에 누가 더 열심히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며 "공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면, 거포는 탄생할 수 없다. 150km를 넘는 공에도 풀스윙을 돌릴 줄 알아야 한다. 상대가 좋은 공을 던져도 언제나 대응할 수 있는 자세는 반복을 통해 몸에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격에 사이클이 있듯이 리그 홈런 페이스도 다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령탑은 "투수들이 발전하는 만큼 타자들도 연구와 노력을 해야 한다. 너무 과하면 지루해지지만, 어느 정도 홈런이 많이 나와야 야구도 재밌어 진다"며 "좋은 날이 올 것이다. 한 명의 선수가 40개의 홈런을 친다면, 또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애런 저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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