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어떠한 나라든 '포수'는 귀한 존재인 듯하다.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춘 모리 토모야가 무려 20억엔(약 190억원)의 계약을 품에 안았다. KBO리그 FA 포수 4인방의 몸값은 어떻게 될까.
일본 '주니치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릭스 버팔로스가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한 모리 모토야와 계약을 맺었다"며 "4년 계약으로 총 20억엔에 가까운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세이부 라이온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모리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다. 수비 능력보다는 타격 재능이 뛰어난 포수. 데뷔 첫 시즌부터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낸 모리는 2019년 135경기 23홈런 105타점 타율 0.329 OPS 0.96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모리는 지난 1965년 노무라 카츠야 이후 일본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데뷔 초기에는 포수보다 지명타자 출전이 잦았던 모리는 점차 마스크를 쓰는 일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9시즌을 뛰는 동안 909안타 102홈런 449타점 타율 0.289 OPS 0.834의 성적을 거뒀고, 초대형 '잭팟' 계약을 터뜨렸다. 일본프로야구는 자세한 선수 계약을 공개하지 않지만, 모리의 계약은 4년 총액 2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수는 수많은 포지션 중에서도 가장 육성이 어려운 포지션이다. 타격적인 능력은 물론 투수와의 볼 배합, 프레이밍, 도루 저지, 상대 타자의 분석 등 신경을 써야 할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에 성장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빛을 보기 힘들지만,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공이 쌓인 이후에는 그 어떠한 포지션보다 주전 자리를 지켜내기가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16일 KBO는 2023년 FA 선수 21명을 최종 공시했다. 올해는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던 안방마님 4명이 FA 시장에 나온다. 올해 FA 시장은 각 팀에서 주전 역할을 맡았던 포수들을 지키려는 팀과 영입하려는 팀들 간의 눈치 싸움, 쩐의 전쟁이 가장 흥미로운 요소다.
'최대어'는 단연 양의지다. 양의지는 두산 '왕조'의 일부를 함께 경험했으며, 2019년 4년 총액 12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이적한 후에는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국제대회를 포함한 수많은 경험과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리더십 등은 양의지만의 경쟁력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양의지가 '최대어'로 불리는 배경은 공격력이다. 양의지는 1585경기에 출전해 1546안타 228홈런 944타점 타율 0.307 OPS 0.892를 기록 중이다.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와 통산 3할 이상의 정교함은 양의지의 몸값을 폭등하게 만드는 요소다.
유강남은 수비 능력이 매우 뛰어난 포수다. 프레이밍 능력만큼은 KBO리그 최상위 레벨이다. 박동원은 키움 히어로즈 시절 이지영의 존재로 인해 '주전'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KIA로 이적한 뒤에는 풀타임 활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공격력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박세혁은 양의지와 마찬가지로 '우승포수' 출신으로 장타력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좌타자로 발이 빠르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양의지와 유강남은 100억원 이상 설이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로 FA 포수 4인방을 향한 각 구단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취임식 때부터 '포수 보강'을 외쳤다. 롯데 또한 모기업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둔 상황.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혔던 포수 보강에 나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 NC와 LG는 올해까지 주전 역할을 맡아온 양의지와 유강남을 모두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리그 특성과 시장의 규모가 다르지만, 일본에서는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춘 모리가 무려 20억엔의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KBO리그도 각 구단들이 포수 보강에 혈안이 돼 있는 만큼 FA 포수 4인방이 얼마나 큰 계약을 터뜨릴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린다.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일본 국가대표시절 모리 토모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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