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 타자? 여기서는 그냥 막내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뻥뻥뻥' 치고 또 치고 또 치고...이거 언제 끝나요?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며 한국 야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대호가 최강야구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쉴 새 없이 배트를 돌렸다. 그라운드에는 수많은 야구공이 떨어져 있었고 이대호의 배팅은 끝없이 계속 이어졌다.

롯데의 레전드, 자이언츠의 심장이라던 이대호다. 현역 때도 이렇게 많은 배팅볼을 치는 경우는 거의 않았다. 그런데 은퇴 후 최강야구에서 엄청난 훈련량을 자랑하고 있다. 왜일까?

바로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직접 배팅볼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 감독 시절 지독한 연습량을 강조했던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직접 펑고를 때려줬고 야수들의 유니폼은 항상 흙투성이로 가득했다. 선수들은 엄청난 훈련량에 혀를 내두르며 지독하게 야구 했다.

그런 김성근 감독이 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최강야구 몬스터즈 지휘봉을 잡았다. 김성근 감독 앞에서 이대호는 그저 최근에 입단한 막내급 선수였다. 이대호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부지런히 훈련 준비를 했고 김성근 감독은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며 타격 훈련을 도왔다.

올해 81세의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선수보다 더 적극적이었고 진지했다. 지친 기색 없이 수십 개의 배팅볼을 직접 던져줬고 타격 훈련이 끝나면 직접 공을 주워 담으며 뒷정리까지 했다.

김성근 감독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선수가 훈련을 마다할 수 있겠는가. 이대호도 마찬가지였다. 훈련 공이 다 떨어질 때까지 타격 연습은 계속됐고 이대호의 배트도 쉬지 않았다.

한편 눈물을 흘리며 KBO리그 타석을 떠난 이대호는 "야구가 좋아서 왔다. 대표팀에 간다는 생각으로 최강야구에 합류했다. 경기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라며 야구에 대한 진심을 말했다.

최강야구를 예능이 아닌 프로로 생각하는 이대호다. 김성근 감독도 "돈을 받고 야구를 하는 선수들은 모두 프로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라며 돈을 받고 야구를 하고 있는 최강야구 선수들에게 프로라는 자부심을 다시 한번 더 일깨워줬다.

[경기 시작 전 이대호에게 배팅볼을 직접 던져주며 엄청난 훈련량을 자랑한 김성근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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