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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최지만이 '플래툰 시스템'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동산고를 졸업한 최지만은 지난 2009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KBO리그가 아닌,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땅을 밟았으나,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 54경기에 출전해 5홈런 타율 0.170 OPS 0.611을 기록했다.
아쉬운 데뷔 시즌을 보낸 최지만은 이후 뉴욕 양키스로 건너갔고, 또다시 1년 만에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2018시즌 중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수많은 팀을 거치는 동안 최지만이 가장 빛난 시기는 탬파베이 시절이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로 건너간 직후 49경기에서 8홈런 타율 0.269 OPS 0.877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다.
꽃을 피우기 시작한 최지만은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최지만은 2019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107안타 19홈런 63타점 타율 0.261 OPS 0.822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에는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WS) 무대를 밟기도 했다.
최지만은 정교함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뛰어난 선구안과 장타 능력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기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지만은 4월에만 2홈런 타율 0.357 OPS 1.086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113경기에서 11홈런 타율 0.233 OPS 0.729로 시즌을 마쳤다.
최지만의 올 시즌 연봉은 320만 달러(약 43억원). 2023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는 최지만은 연봉 상승이 불가피하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두 시즌 연속 부진한 최지만과 동행할 이유가 사라졌고, 결국 트레이드 매물이 됐다.
피츠버그는 최지만을 영입하면서 올 시즌 내내 문제점으로 손꼽혔던 1루수 부재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 시절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피츠버그에서도 최지만은 플래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21일(한국시각) 피츠버그가 영입해야 할 선수로 1루수 미겔 사노를 꼽았다. 사노는 메이저리그 통산 694경기에서 162홈런 418타점 타율 0.234 OPS 0.808을 기록 중인 '강타자'. 사노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올해 20경기에서 1홈런 타율 0.083에 그쳤고, 싼값에 전력 보강을 노려볼 수 있다.
'MLB.com'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 팀 득점 14위에 머물렀던 피츠버그는 이번 스토브리에서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2022년 피츠버그 1루수는 여러명이 맡았다. 사노가 올해 2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재정립을 하고 내년 겨울 다시 FA 시장에서 평가를 받기 위해 1년 계약을 찾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통산 우투수 상대로 57홈런 타율 0.247 OPS 0.810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으나, 좌투수에게는 타율 0.203 OPS 0.589로 매우 약한 모습이었다. 반면 사노는 통산 우투수 상대 123홈런 타율 0.231 OPS 810, 좌투수에게도 39홈런 타율 0.43 OPS 0.802로 나쁘지 않았다.
'MLB.com'의 주장대로 피츠버그가 사노와 단기 계약을 맺는다면, 최지만은 피츠버그에서도 플래툰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지만, 미겔 사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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