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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오프 시즌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초반에 불과하고, 모기업의 지원을 등에 업은 롯데의 추가 영입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다.
롯데는 지난 10월 26일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총액 90억원(연봉 70억원, 옵션 20억원)의 비FA 장기계약을 맺으며 스토브리그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당시 롯데는 박세웅의 게약을 공식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인 문구를 곁들였다. 바로 "그룹의 지원 속에서 구단 최초의 다년 계약을 진행했다"는 것.
이튿날 롯데지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회사 롯데 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우해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선다. 롯데지주는 10월 27일 이사회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며 "취약 포지션에 대한 외부 영입도 검토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최근 몇년 동안의 롯데는 '과거'와 달리 투자에 '인색했다. 2017년 이후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수모를 겪는 등 당장의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력 보강에는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성장이 더딘 선수들과 베테랑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가능성이 보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유망주 육성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오프시즌 롯데의 움직임은 최근 몇년간 모습과는 다르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 속에 롯데는 박세웅과 비FA 장기계약을 체결하더니, 각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 중 즉시 전력감과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수집했다. 롯데의 과감한 움직임에 팬들은 FA 선수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민호가 FA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이후 무려 5년간 주전 안방마님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롯데의 내야를 탄탄하게 지켰던 딕슨 마차도와 결별한 뒤에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손꼽혔던 유격수에서도 큰 구멍이 생겼던 까닭이다.
올해 FA 시장에는 때마침 각 팀에서 '주전'을 맡아온 포수 4명과 유격수 자원 2명이 등장했다. 롯데는 롯데지주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재빠르게 움직였다. 롯데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유강남을 주시했고, 21일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유강남의 가장 큰 가치는 지치지 않는 체력과 KBO리그 최고의 프레이밍 스킬. 유강남은 올해 KBO리그 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10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은 편. 유강남은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1030경기에서 796안타 103홈런 447타점 타율 0.267 OPS 0.747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달리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롯데는 아직 추가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통해 샐러리캡도 매우 여유로운 상황이다. 유강남의 영입으로 큰 고민을 덜어낸 롯데의 시선은 이제 노진혁으로 향한다.
롯데는 노진혁까지 품는데 성공한다면, 올해 FA 시장에서 소정의 목적은 모두 달성하게 된다. 이후에도 롯데는 FA 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을 수도 있다. 롯데의 추가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 박세웅, NC 다이노스 시절 노진혁.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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