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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노진혁이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총액 50억원의 대형 계약을 품에 안았다. NC 다이노스를 떠나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노진혁과 계약기간 4년, 계약금 22억원, 연봉 24억원, 옵션 4억원으로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진혁은 지난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특별 지명'을 통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노진혁은 출발이 늦었지만,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았다. 노진혁은 10년간 801경기에 출전해 615안타 71홈런 타율 0.266 OPS 0.761을 기록했고, 만 33세에 첫 FA 자격을 손에 넣었다.
프로 커리어 내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으나,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는 달랐다.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13.24, 최근 3시즌 연속 OPS 0.800+를 기록, 매년 1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펀치력을 보유한 노진혁은 센터 내야수 보강을 노리는 팀들에게는 최고의 매물이었다. 그만큼 노진혁을 향한 각 구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핫' 매물인 노진혁은 지난 17일 FA 시장이 열린 이후 단 6일 만에 행선지를 찾았다. 바로 롯데였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16일에서 17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노진혁에게 연락을 취해 '만남'을 요청했다. 구애는 끝이 없었다. 노진혁은 "어제(22일)까지 집착과 집요함의 끝을 보여줬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 결과 노진혁의 마음이 움직였다.
롯데로 이적을 결심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노진혁은 롯데 성민규 단장과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NC의 오퍼를 기다렸다. NC가 창단될 때부터 '통합우승'을 거두는 모든 과정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FA 최대어' 양의지의 잔류를 이끄는 것이 가장 시급했던 NC는 노진혁에게 좀처럼 제안을 건네지 않았다.
노진혁이 NC와 본격 협상에 임했던 것은 22일이었다. 양의지가 4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친정' 두산 베어스로 돌아간 이후였던 것. 임선남 NC 단장은 노진혁과 만남에서 롯데와 같은 규모인 50억원의 계약을 제안했다. 롯데가 결정을 요청한 것은 22일 밤, NC는 데드라인 '하루'를 부여했다. 그리고 노진혁은 아내와 함께 고심을 이어갔고, 어렵사리 롯데행을 결심했다.
노진혁은 "롯데는 어젯밤, NC는 오늘(23일)까지가 데드라인이었다. 금액이 같으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러나 롯데에게 더 대우를 받고, 인정을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며 "2시간 30분 내에 행선지를 결정했어야 했다. 우승을 했을 때도 이렇게 울지는 않았다. 아내와 정말 많이 울었고, 정말 힘들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팀을 옮길 생각이 확고했다면, NC의 제안을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노진혁은 잔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양)의지 형이 떠날 줄은 몰랐지만, 계약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지 형과 (박)민우가 NC에 남게 됐다면, 나는 샐러리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지 못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진혁은 롯데의 제안을 받은 상황에서 양의지의 소식이 나올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렸으다. 하지만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서 차이를 느꼈고, 부산행을 선택하게 됐다. 돈만큼 진심이 담긴 협상이 중요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
노진혁은 "유격수를 하고 싶어서 롯데로 간 것은 아니다. 성민규 단장님의 진심이 나와 가족들을 움직였다. NC 팬들께는 의리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롯데가 스토브리그에서 보강을 잘 했는데, 가을에 팬분들이 웃을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NC 다이노스 시절 노진혁, FA 계약 후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좌)과 함께 악수하고 있는 노진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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