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KBO 2차 드래프트가 낳은 기적의 사나이는 이제 KIA 유니폼을 입는다.
올해도 LG 중간계투진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김대유(31)가 KIA의 선택을 받았다. KIA는 27일 "박동원의 FA 이적 보상선수로 투수 김대유를 지명했다"라고 밝혔다.
김대유는 2010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으나 넥센에서는 1군 무대 조차 데뷔하지 못하는 설움을 겪었다. 2013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현 SSG)로 이적한 그는 2014년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결과는 9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03이 전부였다. 2017년에도 평균자책점 9.64에 그친 김대유는 결국 SK를 떠나야 했고 2019년 KT에서 21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33으로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나 그해 겨울에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또 한번 이적을 경험해야 했다.
좌완투수 보강이 필요했던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 김대유를 지명했고 그렇게 김대유의 운명도 바뀌기 시작했다. 사실 김대유는 LG 입단 첫 해인 2020년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3.14에 그쳤지만 당시 LG 코칭스태프가 스프링캠프부터 '비밀병기'로 쓸 준비를 했을 정도로 눈여겨본 자원이었다. 사이드암에 가까운 희귀한 투구폼과 공을 감추는 동작은 타자의 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마침내 지난 해 그의 야구 인생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해 시즌 초반부터 LG의 필승조 역할을 해내면서 64경기에 등판,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3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치렀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회말 2사 1,2루 위기를 끝내는 삼진을 잡고 포효하는 장면은 지금도 LG 팬들의 뇌리 속에 각인돼 있다.
올해도 59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2.04로 활약한 김대유는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하는 한편 홀드 37개를 쌓으면서 중간계투로서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김대유는 그야말로 2차 드래프트가 낳은 마지막 기적이라 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는 잠시 폐지됐지만 내년부터 부활할 예정이다. 김대유 같은 케이스만 봐도 2차 드래프트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
이제 그는 FA 보상선수로 선택을 받을 정도로 위치가 격상됐다. LG는 불펜이 워낙 두꺼운 탓에 김대유를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기는 쉽지 않았다. KIA로선 보호선수로 묶인 20명을 제외한 '가장 가치 있는 21번째 선수'를 찾았을 것이다. KIA의 선택은 김대유였다. KIA도 이미 '좌완 왕국'으로 불릴 만큼 좌완투수들이 즐비하지만 김대유의 가치를 무시하기는 어려웠다. '2차 드래프트의 기적'으로 남은 김대유가 이번엔 '보상선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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