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삼총사 아쉽지만"…'NYY→PIT→BOS' 트레이드 반긴 박효준의 다짐 [단독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죠"

박효준은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14년(이하 한국시각)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통해 뉴욕 양키스와 계약금 116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행에 몸을 실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안고 미국 땅을 밟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과정은 험난했다.

결코 쉽지 않았던 마이너리그 생활이다. 박효준은 미국 진출 3년 차인 2018년까지 싱글A에 머물렀다. 빅 리그 무대는 멀었다. 그러나 지난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소화, 트리플A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박효준은 스크랜튼/윌크스-베리 레일라이더스에서 56안타 10홈런 29타점 44득점 8도루 타율 0.327 OPS 1.042의 엄청난 성적을 거둔 끝에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박효준은 지난해 7월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앞서 '콜업' 소식을 접한 것. 양키스에서 단 한 경기, 한 타석을 들어서는데 그쳤으나, 기회는 곧바로 다시 찾아왔다. 박효준은 7월 27일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됐고, 첫 경기에서 빅리그 첫 안타와 득점을 생산했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3타점, 데뷔 9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까지 터뜨리며, 무력시위를 펼쳤고, 45경기에서 25안타 3홈런 타율 0.195 OPS 0.633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빅리그 경험을 쌓은 박효준의 올 시즌 스타트는 예년과 달랐다. 박효준은 개막전 로스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박효준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메이저리그보다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박효준은 올해 23경기 2홈런 6타점 타율 0.216 OPS 0.649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게 됐다.

현재 국내에 머무르며, 일찍부터 2023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박효준은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보스턴으로 이적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일찍 운동을 시작했다"고 짧게 근황을 전하며 "트레이드가 된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 문을 열었다.

피츠버그는 리빌딩을 진행 중인 팀. 올해 박효준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점에서 박효준은 트레이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효준은 "내가 잘했어야 하지만, 피츠버그는 리빌딩을 진행 중인 팀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더라. 그래서 다른 팀에서 기회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트레이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효준의 트레이드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피츠버그에서는 최지만, 배지환과 함께 한국인 삼총사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효준은 "피츠버그에서 한국인 세 명이 뛰는 것이 정말 특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쉽게 됐다"며 "(배)지환이가 '같이 있는 동안 고마웠다'면서 축하해 주더라. 너무 아끼는 동생인데, 피츠버그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키스에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만큼 '숙적'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후 팬들로부터 비난도 받았다. 그는 "양키스에서 오래 뛰어서 트레이드 발표가 나온 뒤 욕 아닌 욕도 하면서 '잘 하라'는 식으로 응원도 많이 해주시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고, 비시즌 남들 못지않게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며 2022시즌을 준비했던 박효준이다. 지난해보다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박효준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선수들을 '업 앤 다운'이라고 일컫는데, 양키스 시절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다'고 하더라. 그때는 핑계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쉽지가 않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계속해서 "올해 나도 5번이나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타격감이 올라오는 시기에 콜업이 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는 매일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흐름이 끊겼다. 적응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내가 잘했다면, 이러한 말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모두 핑계지만,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환경이 쉽지만은 않았다. 덕분에 여러 경험을 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준은 올 시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벌써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올해 전체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흐름이 끊기다 보니 원래의 내 폼대로 치지도 못했다. 멘탈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며 "아쉬운 점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운동을 일찍 시작했다"며 "최근 2~3년 벌크업에 집중했는데, 예전보다 느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때문에 올해는 벌크업보다는 순발력과 스피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팀은 달라졌지만, 냉정하게 박효준의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드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박효준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금 팀을 가릴 처지는 아니다.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다. 항상 경쟁을 해야 한다. 어느 팀에서든 타격, 주루, 수비에서 도움이 돼야 한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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