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호랑이 감독'을 두 번 웃게 만든 '특급 외인' 스펠맨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고양캐롯 김승기 감독은 호랑이 감독이다.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코트 위에서 기준을 벗어나는 일이 있으면 가차 없이 질책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선수든 외국인 선수든 기준의 차이는 없다.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

안양KGC의 특급 외인 오마리 스펠맨도 지난 시즌 김승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숙해졌고 KBL 최고 외인으로 우뚝 섰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는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KGC와 고양캐롯의 경기가 열렸다. 리그 1.2위 맞대결이며 올 시즌 두 번째 김승기 매치였다. 양 팀 선수와 김승기 감독은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에서 스펠맨이 김승기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며 분위기를 풀었다. 김승기 감독도 포옹에 미소를 보이며 웃었다.

고양캐롯은 1쿼터부터 전성현의 3점슛을 앞세워 기선 제압에 나섰다. 전반을 53-42로 마친 고양캐롯은 3쿼터에서도 로슨과 이정현의 활약으로 무섭게 밀어붙며 20점 차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안양KGC에서는 특급 외인 스펠맨이 있었다. 4쿼터 골밑을 장악한 스펠맨은 4쿼터 중반 3점슛을 넣으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종료 1분을 남기고 골대가 부서질 듯한 덩크슛을 꽂으며 고양캐롯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다.

옛 제자의 맹활약을 지켜본 김승기 감독도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안양KGC는 스펠맨이 21점 15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변준형이 20점을 넣으며 대역전승을 이뤄냈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허무하게 놓쳤던 김승기 감독은 경기 후 "감독으로서 하나 더 배웠다. 이런 경기가 있구나 싶었다. 이전에도 많이 이기다 지는 경기를 해봤다. 그런데 오늘은 또 다른 공부를 했다. 많이 배운 것 같다"라며 자책했다.

[옛 제자 스펠맨에게 일격을 당하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던 김승기 감독. 사진 = 안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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