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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당장 팀에서 입지가 축소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유쾌한 소식은 절대 아니다.
‘매드맨’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메가 딜을 이끌어냈다. 8일(이하 한국시각) FA 유격수 최대어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8000만달러(약 3692억원)에 영입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보가츠가 샌디에이고와 연결됐다는 소식이 나올 때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이날 MLB.com 등 몇몇 매체는 보가츠가 원 소속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와 진지한 얘기를 했다고 보도했지만, 결국 보가츠의 선택은 샌디에이고다.
샌디에이고가 30세의 보가츠에게 11년 계약을 준 것을 눈 여겨 봐야 한다. 결국 향후 수년간 좌측 중앙내야를 맡기겠다는 의미다. 보가츠는 올 시즌 150경기서 타율 0.307 15홈런 73타점 OPS 0.83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상위급 공수겸장 유격수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내년 4월 말에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다. 그러나 타티스의 수비력은 막강한 공격력에 비해 미덥지 못하다. 어깨 이슈가 있었고, 올해 손목과 어깨를 잇따라 수술했다. 디 어슬래틱, CBS스포츠 등은 타티스가 외야수로 전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한 김하성은 타티스와 반대다. 수비력은 골드글러브 후보에 오를 정도로 탁월하다. 그러나 공격력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들보다 부족한 건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은 수비형 유격수다.
샌디에이고는 월드시리즈를 우승해야 한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도 점점 중앙내야수들의 공격력이 중시된다. 공수겸장 유격수가 있으면 팀이 강해지고, 우승권으로 간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실제 최근 우승팀들을 봐도 강력한 중앙내야수들이 있었다. 이런 측면을 볼 때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하는 샌디에이고가 FA 시장에 나온 공수겸장 유격수를 놓칠 수 없었다.
CBS스포츠는 “파드레스는 보가츠를 추가하면서 내야수들 중 한 명을 이동시키거나 1루로 보낼 수 있다”라면서도 “스프링캠프가 시작할 때까지 상황은 유동적이다. 그들에겐 선택권이 있다”라고 했다. 타티스가 외야로, 김하성이 2루로,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로 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그러나 샌디에이고가 FA 시장에서 주전 1루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시나리오가 김하성에겐 최악이다. 샌디에이고가 1루수를 영입하는 순간 김하성은 2021시즌처럼 전천후 멀티 백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프렐러 단장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김하성의 입지는 장기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풀타임 유격수’의 꿈은 일단 1년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에서의 잔여 계약기간(2+1년)에 풀타임 유격수를 되찾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년에 주전 2루수로 풀타임을 뛰어도 좋지만, 어떻게 보면 김하성으로선 주전 유격수가 비어있는 팀으로 트레이드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디 어슬래틱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 할까”라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내야 전천후 백업으로 김하성만한 선수가 없다는 걸 지난 2년을 통해 확실히 알고 있다. 이래저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생활에 또 한번 파도가 들이닥쳤다. 이제 주전 2루수 사수가 현실적인 목표다.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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